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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yer Oct 15. 2024

글에 관하여 써보기로 한다.

난 왜 계속 쓰고 있는지, 왜 쓰고 싶은지 들여다보기

글감은 언제나 어디서나 나와 함께한다.

위 소제목은 낭만적으로 쓰기 위해 노력한 문장이 아니다.

문장 그대로가 내겐 현실이다.


내 곁에는 아직 글이라고 부를 만한 형태로 완성되지 못한 메모들이 많다.

어느 정도라고 예를 들기 위해 위키 백과에서 공기의 성분 비율을 검색해봤다.

지구를 둘러싼 기체로서의 공기, 그 중에서도 해수면의 건조한 공기는 대략 질소 78% 산소21% 그 외의 성분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쌓아만 두고 있는 내 글감들은 산소만큼 또는 산소보다 더 많이 내 생활반경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인터넷이 아닌 노트북 속 폴더, 온라인으로 연동되는 노션 등의 어플리케이션과 브런치 작가의 서랍, 글감을 까먹기 전에 어떻게든 기록을 하겠답시고 정말 아이디어를 남겨만 둔 음성녹음 파일도 있다.

'야 이제 정말 좀 써보자고...제발! 나야!!!'라는 마음을 담아 아이폰 할일 목록에 한 두 문장 정도로 메모해둔 글감들도 있다. 물론, 폰 기본 메모장에도 차곡차곡 담겨있다. 손으로 쓴 메모 종이가 너무 약한 재질이거나 잃어버릴 것 같으면 폰 카메라로 찍어두기 때문에 폰 앨범에도 글감들이 있다.


나는 글로 무엇까지 할 수 있을까?

이 궁리를 꽤 오랫동안 하며 그때그때 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실천해왔다.

아마 대학생 때부터였을 것이다.

즈음 브런치 서비스가 시작되었고, 나는 호기롭게 작가 신청을 했다. 지금보다 조건이 까다롭지 않았던 것일까? 아니면 당시 열정을 작가 허가 담당자분들이 알아봐주신걸까? 단번에 작가 승인이 되었고, 나는 신나게 글을 써나갔다.

브런치로 랜선 대학 후배들에게 도움이 만한 정보를 전달하고 싶어서 학교생활 에피소드를 적었다.


대학 졸업하고 나서는 브런치에는 일상에 대해서 드물게 썼다.

하지만, 브런치에 글을 쓰지 않았다고 해서 글과 동떨어진 삶을 살았던 것은 아니다. 온라인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거나, 단편영화 평가단으로 참여하기도 했고, 내가 쓰고싶은 장르가 에세이가 아니라 소설인걸까 라는 호기심에 소설 쓰기 강의(온라인)도 들으며 실습해봤다. 그러면서 조금씩 내 브런치와 타사 블로그, 인스타그램 계정을 부활시키기 시작했다. *난 인스타에도 긴 글을 남기는 편이다.


일상 속에서 어떤 것을 새로 배웠고, 어떤 공간에 가보았으며 무엇이 마음에 들었는지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취미로 시작한 노래 커버와 그 뒷이야기 글로 남기기도 어느덧 12주차로 접어들고 있다.

나는 내가 일상 기록과 보컬 기록 모두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을 줄 몰랐다. 쌓여가는 콘텐츠를 볼 때마다 조회수나 좋아요 수에 관계 없이 나를 기특해 한다.


글에 대한 내 열망에 호기심이 생겼다.

그런데, 이렇게 매일 글을 쓰는 생활을 하면서 왜 뭔가를 '더 쓰고 싶어'하는 걸까?

누가 시키지도 않은 글을 왜 계속 쓰려고 하는 걸까?

대체 어떤 글을 쓰고 싶기에 이렇게 써보겠다고, 쓰고싶다고 차곡차곡 담아두고 있던 걸까?

글에 대한 내 갈증을 나는 어쩌면 이토록 무관심했고, 스스로 답을 못하고 있는 거지?

왜 계속 쓰고 싶은게 샘솟는지, 어떤 것을 무슨 이유로 쓰고 싶은건지.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래서, 글에 관해서 써보기로 했다. 글에 관한 거라면 뭐든지!

부담감은 내려놓고 쓰기 위해서 연재 브런치북이 아닌 매거진으로 시작한다.

'시작한다'고 했다. 언젠가 연재 욕심이 생긴다면 브런치북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밑밥을, 미래의 나를 위해서 깔아주도록 하자. ㅋㅋㅋㅋ


글에 대해서 쓰다보면 글에 대한 열망에 솔직해질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은 모르는 길을 찾아낼 수도 있고, 기회를 찾아 더 재밌는 경험들을 해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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