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인 날의 기록

기다림

by 행화당

걷는 것도, 미끄럼틀 타는 것도, 킥보드 타는 것도,

종이 찢기, 색칠하기도 모두 느린 우리 아이.


조금 해보려다가

‘불편해, 못하겠어.’, ‘나는 잘 못하네?’하며 그만두는 내 아이


남편이 말했다.

“힘들어도 해봐야지, 저렇게 금방 포기해서 쟤 어떡하니”


이미 익숙하게 잘하고 있는 다른 아이들을 보고 있자면 비교하게 되기도 했다.

조금만 더 해보면 금방 해낼 것만 같아서 애가 타기도 했다.


남편에게 말했다.

“아이마다 성향이 다르니 조금 기다려주자. 우리 아이는 조심스럽고 겁이 많은 성격인 것 같아.”

남편은 조금 답답해했다.

뭐든지 도전하기 좋아하는 우리 남편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생각했다.


사실, 겁이 많고 조심스러운 성격은 나와 닮아있었다.

나는 길을 다니면서도 여기저기 살피고, 무언가 위험요소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놀이기구는 타지도 않는다. 한 번씩 도전을 해보았지만, 전부의 확률로 후회했다.


나도 아이를 다그친 적이 있다.

자전거를 아직 타지 못하는데, 타고 나가겠다고 하고선 페달을 내딛지를 않았다.

“해봐, 밟아봐, 아니! 이렇게, 알겠어?” 하며 답답한 마음을 한껏 표현했다.


미안했다.

해보겠다고 마음먹을 아들을 끝까지 기다려주지 못했다.

용기 내어 해보고자 했을 때 응원을 해줬어야 했는데.


킥보드를 사준지 1년이 넘자 우리아이는 킥보드를 타기 시작했다.

여전히, 씽씽 내달리지는 않는다.

그것마저 우리아이답다 느껴졌다.


내가 한 것은 하원시간마다 킥보드를 들고 간 것뿐이었다.

채 1분도 타지 않고 내리겠다고 했지만 꾸준히 들고 갔다.


어느 날,

아이는 해내었다.

조금 오래 걸렸지만

아이는 제 속도로 해내고 있었다.


부모의 역할은 지지해주고, 기다려주고,

한 번 더 도전해볼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리라.



내 급한 마음을 온전히 드러낸다면,

아이의 주눅과 불편한 나의 마음만이 남을 것이다.


오늘 조급했다면 부러 한걸음 물러서보자.

물러서 바라봐주자.


우리 아이는 아직 처음인 것이 많다.

하루하루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도전하고 있다.

그 커다란 여정을 천천히 함께해주자.


누군가를 이렇게 기다려줘 본적이 있을까.

이렇게 또 엄마는 배운다. 기다림을

작가의 이전글처음인 날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