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이야기는 오래 살아남는다. 2
- 공경비 긴 여정 스토리 두 번째
신문기사를 읽었다.
‘대한민국은 백수공화국’ -이라는 타이틀이 달린 신문기사였다.
너무 오래전이라 확실히 기억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2006년도의 신문기사였던 듯싶다.
그 당시 나는 작은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을 하고 있었고,
‘시인’ 타이틀을 달고 여러 매체에 콩트며 에세이를 기고하고 있었다.
국민연금공단사보에 기고할 콩트를 위한 소재를 찾고 있던 중,
그 신문 기사가 문득 떠올랐다.
‘백수 공화국’이라는 단어가 계속 마음 한 구석에서 덜그럭 거리고 있던 참이었다.
그리고 문득 떠오른 게 - 장미아파트 공경비- 였다.
파릇파릇한 백수청년이
인생의 마지막 취업 종착지라 여겨지는 경비 일을 시작한다면?
그 안에서 좌충우돌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까?
그렇게 콩트 ‘장미아파트 공경비’는 태어났다.
그로부터 몇 해가 흘렀다.
나는 여전히 글을 쓰고 있었고,
아주 오래전부터 품고 있던 드라마 작가의 꿈 역시도 놓지 않고 있었다.
틈나는 대로 공모전 대본을 쓰고,
서로의 원고를 나눠 읽고 합평하는 스터디도 꾸준히 이어가던 시절,
우연히 여러 해 전에 썼던 콩트 - 장미아파트 공경비-를 떠올리게 됐다.
파릇파릇한 청년경비와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더 적게 남겨진 노년경비가
나란히 아파트를 지키는 풍경,
그 이야기를 드라마로 다시 써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나는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그 콩트를 꺼내서는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문장을 늘리고, 대사를 만들고, 등장인물들에게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그때는 몰랐던 감정들을 그들에게 얹었다.
내가 좋아하는
희극 같은 상황 속에, 조금은 쓸쓸하고 조금은 따뜻한 무언가를 담고 싶었다.
그렇게 단막극 ‘장미아파트 공경비’는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