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지만 발전하기

여럿이 함께 하는 즐거운 글쓰기

by 수필천편

치매에 좋은 것이 '천천만'이라고 한다.

하루에 천 자 읽고, 천 자 쓰고, 만보 걷기다.

나에게 있어 치매는 "진단 초기 현상 유지가 곧 완치"라고 생각한다.

인생 2막의 모토로 삼고 나는 꾸준히 잘 지키며 유지하고 있다.


치매에 좋다 해서 수필 천 편 써보자고 시작한 브런치 활동이다.

어느덧 백 편을 넘겼다.

처음 시작할 때 썼던 글을 보니 엉망이다.

문장도, 문단도, 스타일도 정신없다.


빼곡히 들어찬 글자는 숨 쉴 곳 하나 없다.

답답해서 읽다가 뛰쳐나가고 싶을 정도이다.

개정판을 쓰고 싶을 지경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쓰는지 보고 배워 나갔다.

문단도 띄우고, 문장도 짧게 한다.

무엇보다 화면을 다 장악하지 않았다.

화면에도 여백의 미가 있었다. 역시 보고 배워야 한다.

촌티를 벗어나 보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은 미꾸라지 용됐다.

물론 더 배워야 하지만, 처음에 비해서 말이다. 이렇게 된 것은,

나를 독려하고 응원하고 격려하는 많은 브런치 작가님들 덕분이다.

이건 무조건이다. 댓글을 달고 답글을 달고 좋아요를 누르는 그 수고로운 과정! 에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정이 넘치는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처음 브런치를 시작할 때는,

기억 상실의 순간이라도 그저 현재를 기록하자는 취지가 전부였다.

알츠하이머로 자신을 소개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누가 들어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브런치북을 발행하면 할수록 많은 분들이 읽어 주시고, 말 걸어 주셨다.

읽어 주는 독자들이 있다는 것이 놀랍고 여전히 신기하다. 신문물을 경험하는 기분이다.

이 즐거움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수필 천 편이 될 때까지 브런치북을 발행하고 싶다.




여기까지 오도록 꾸준히 저를 밀고 끌고 이끌어 주시는 여러 작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월, 목,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