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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 kim hyun Nov 09. 2024

나는 왜 이유 없이 불안할까?

나는 왜 이유 없이 불안할까?




때로는 아무 이유 없이 불안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이런 불안은 순간을 지배하기도 하고 며칠 심지어 몇 달 몇 년이 지속되기도 하죠. 왜 우리는 아무 이유 없이 불안해질까요?  항상 이게 궁금했어요. 특별한 이유가 없는 것 같은데 왜 불안할까? 





처음에는 감정 생각 고민 걱정 때문이 아니라 단지 몸이 건강하지 않아서? 컨디션이 안 좋아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라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제가 이런 불안을 겪을 때도 그랬고 제 주위 사람들을 봤을 때도 몸이 안 좋을 때 감정적으로 불안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고요. 지금은 분명 이유를 고 있습니다. 리가 아무 이유없이 불안한 이유는

내가 무엇 때문에 불안한지 르기 문이에요.

 



아마 이게 무슨 소린가 싶죠?ㅎㅎ 이유 없는 불안의 원인이 이유를 모르는 것이라고 하니 어처구니없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요. 우리는 내가 아무 이유 없이 불안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불안한 데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습니다. 다만 그 이유를 분명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에 무런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죠.








제가 정말 정말 정말 좋아하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고통스러운 감정은 분명하게 묘사되는 순간 고통이기를 멈춘다. -스피노자-


정말 끝내주지 않나요?ㅎㅎ 오늘의 이야기를 한 문장으로 요약한 정말 아름다운 말입니다.




이유 없이 나를 괴롭히는 불안을 없애려면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그 원인을 분명하게 인지하면 불안은 사라져요.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원인과 다르게, 내가 인지하고 싶지 않은 원인은 수면아래에 깊숙이 잠겨 그 모습을 어떻게든 감추려 합니다.



시험결과를 기다리는 학생. 남자친구와 헤어질까 봐 조마조마한 여자친구. 부모님 건강악화로 걱정인 아들.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이런 표면적인 이유 우리가 쉽게 의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 내면 속에 숨어 있는 욕망, 본능과 관련된 원인은 우리가 절대 쉽게 인지하지 못해요.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이유를 찾지 못할 때가 바로 이런 경우입니다.








지인 중 이유 모를 불안 때문에 힘들어하는 형이 한 명 있었습니다. 사람을 피해 다녔고 어디 놀러 가자 해도 매번 거절했으며 특히 여자를 심하게 기피하는 사람이었어요. 본인은 스스로 숫기가 없어서 그렇다, 원래 좀 내성적이라서 그렇다고 이야길 했지만 제 눈엔 그렇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남들에게 형편없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못난 사람으로 보일까 봐 두려웠던 거죠. 그리고 순히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을 넘어 남들에게 잘난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집착도 분명히 있어 보였습니다. 이런 욕망 그렇지 않은 현실과 부딪혀 형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저는 생각했어요.





오랜 기간 형을 지켜보며 느꼈던 점을 어느 날 형에게 털어놓았습니다. 상대방에게 콤플렉스가 될 수 있는 이야기를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설령 그게 사실이라고 해도 상대방이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 날 수 있기 때문에 더 말하기망설졌죠. 하지만 전 솔직하게 이야길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다행히 형은 제 말을 수용 줬습니다








제가 이런 이야길 한 뒤 형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뭐 크게 변하지는 않았습니다. 여전히 사람들이 많은 장소엔 가지 않 소극적인 태도로 행동했어요. 그렇지만 형이 제게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기가 지금껏 뭐 때문에 사람을 두려워하고 뭐 때문에 여자를 무서워했는지 알 것 같다고. 사람들이 많은 공간에 있으면 불안해지는지 이제는 알 것 같다고. 형은 자기를 불안하게 만들었던 이유를 분명하게 알고 나니 정말 웃기게도 더 이상 예전처럼 극심한 불안 느끼지 않는다 덧붙혔어요.





아무 이유 없이 불안한 경우는 없습니다. 모든 불안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어요. 단지 그 이유가 면 아래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뿐이죠. 우리는 그 이유를 찾아야 해요.


불안은 불안한 이유를 분명하게 인지하는 순간 사라집니다. 전 이 말을 게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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