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매력적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본인의 약점을 아무렇지 않게 드러내는 사람들이죠. 저는 이상하게 이런 사람들이 참 매력적이게 느껴집니다.
저는 절대 저렇게 하지 못해서 그런 걸까요? 제가 좋아하는 유튜버나 개그맨들을 보면 대개 본인의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얼마 전 어떤 책을 읽다 이런 내용을 읽었습니다. 우리가 약점을 드러내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그 사람이 강한 사람이라고 무의식적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흠... 뭐 센척하는 사람들은 본인의 약함을 가리기 위함이고 반대로 약점을 투명하게 드러내는 사람들은 본인이 충분히 강하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그렇게 행동한다는 논리였습니다. 우리는 그걸 무의식적으로 느낀다는 말이고요.
그때 이 내용을 접했을 때는 그냥 아 그렇구나 하고 말았습니다. 여기저기서 들어봤던 내용이라 식상하기도 해서 딱히 깊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최근에 제 유튜브 구독목록을 정리하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내가 이 사람들을 왜 좋아하지? 진짜 이 사람들이 강한 사람들이라고 느껴서? 자존감이 튼튼하고 뭔가 배울만한 점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걸 무의식적으로 느껴서?'
휴대폰 속에 띄워진 구독 목록을 바라보며 저는 단호하게 대답했습니다. "아니. 전혀?"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이 사람들이 왜 매력적으로 느껴지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적어도 멘털이 강해 보여서 좋다던지 자존감이 높아 보여서 끌린다던지 하는 것은 절대 아니었어요.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호본능 때문인가? 뭔가 지켜주고 싶은 본능 때문에 매력적으로 느끼나?'
우리는 누구나 보호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성본능을 가지고 있는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도 약자를 보호해주고 싶은 보호본능을 가지고 있어요.
그 대상이 여자든 남자든 상관없습니다. 남자가 어린 남자아이를 보호하듯 노인을 공경하듯 남자가 남자에게도 보호본능을 느낄 수있습니다.
저는 제가 이들에게 느끼는 매력이 보호본능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해봤어요. 약점, 치부, 부끄러운 모습, 때로는 안쓰러운 모습. 이런 모습들이 내 무의식 속에 있는 보호본능을 자극하지 않았나. 그래서 뭔가 계속 보게 되고 찾게 되고 이들에게 매력을 느끼지 않았나 하는 생각.
물론 다른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아직 분명한 이유를 알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어요. 더군다나 보호본능과 매력사이를 이어주는 직접적인 근거도 사실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요?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이유는 존재하지 않지만 누구에게는 이런 이유가 해당될 수 있지 않을까요? 한번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