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 하나로 바뀌는 인상
[알파처럼 말하는 법]
1."좋아"라고 하지 말고 "괜찮네."
2."안녕"이라고 하지 말고 “또 보자."
3."먼저 하세요"라고 하지 말고 "당신부터."
4."천만에요"라고 하지 말고 "기쁨이었어요."
5."말해줘"라고 하지 말고 "듣고 있어."
6."몰라"라고 하지 말고 "확인해볼게."
7."상관없어"라고 하지 말고 “괜찮아."
"좋아"를 "괜찮네"로, "안녕"을 "또 보자"로 바꾸는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날까? 마치 평범한 회사원이 썬글라스를 쓰면 갑자기 탑건의 매버릭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최근 SNS에서 알게 된 '알파처럼 말하는 법'은 단순한 언어 습관의 변화만으로 강인한 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과연 이것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 아니면 그저 언어적 코스프레에 불과할까?
"좋아"라는 말에는 어딘지 모르게 들뜬 기운이 있다. 마치 강아지가 산책 나간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처럼 순수한 기쁨이 묻어난다. 반면 "괜찮네"는 냉정한 평가자의 어조다.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비평가처럼 한 발 물러서서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실제로 이를 적용해보면 재미있는 일이 벌어진다. 친구가 "오늘 날씨 좋지 않아?"라고 물었을 때 "좋아!"라고 답하면 평범한 대화지만, "괜찮네"라고 답하면 마치 날씨를 심사하는 기상청장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상대방은 "뭔가 쿨해 보이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감정이 메마른 건 아닌가?"라고 의심할 수도 있다.
"안녕"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평범하고 무난한 인사다. 하지만 "또 보자"는 다르다. 이 말에는 미묘한 확신이 담겨 있다. 마치 "내가 원한다면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난다.
헤어질 때 "또 보자"라고 말하는 순간, 상대방의 머릿속에는 "이 사람이 나를 다시 보고 싶어 하는 건가, 아니면 그냥 습관적으로 하는 말인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그런데 정작 말하는 본인도 헷갈린다. "나 지금 뭔가 멋있게 말한 건가?"라는 생각과 함께 괜히 어깨가 으쓱해진다.
"먼저 하세요"는 전형적인 한국식 겸손의 표현이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식당 입구에서, 어디서든 들을 수 있는 친숙한 말이다. 하지만 "당신부터"라고 말하면 어떨까?
갑자기 서부영화의 한 장면 같아진다. 마치 결투 직전 상대방을 도발하는 카우보이 같은 느낌이랄까. 실제로 이 말을 써보면 상대방이 잠깐 멈칫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어? 이 사람 뭔가 다른데?"라는 표정을 짓는다. 물론 그 다음엔 "아, 고마워요"라고 평범하게 대답하지만, 그 짧은 순간만큼은 확실히 임팩트가 있다.
"천만에요"는 겸손의 극치다. "별것 아니에요", "당연한 거예요"라는 의미로, 자신의 행동을 최대한 축소시키려는 문화적 습관이다. 하지만 "기쁨이었어요"는 완전히 다른 철학을 담고 있다.
이 말은 "나는 도움을 주는 것 자체를 즐긴다"는 뜻이다. 마치 봉사활동을 취미로 하는 사람처럼 들린다. 누군가가 고마움을 표했을 때 "기쁨이었어요"라고 답하면, 상대방은 "이 사람은 정말 성인군자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때로는 "좀 거창하게 말하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말해줘"는 요청의 언어다.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부탁하는 어조다. 반면 "듣고 있어"는 선언의 언어다. "나는 준비되어 있으니 네가 원하는 만큼 말해도 된다"는 여유로움이 담겨 있다.
이런 차이는 실제 대화에서 흥미로운 변화를 만든다. 친구가 고민을 털어놓으려 할 때 "말해봐"라고 하면 평범하지만, "듣고 있어"라고 하면 갑자기 심리상담사 같은 분위기가 난다. 물론 정작 듣다 보면 집중력이 흐트러져서 "어? 뭐라고?"라고 되묻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몰라"는 포기의 언어다. "나는 모르니까 다른 사람한테 물어봐"라는 뜻이다. 하지만 "확인해볼게"는 액션의 언어다. 비록 지금은 모르지만 알아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직장에서 이런 차이는 확연히 드러난다. 상사가 뭔가를 물어봤을 때 "몰라요"라고 답하면 그냥 무능해 보이지만, "확인해볼게요"라고 하면 적어도 성실해 보인다. 물론 확인하다가 결국 못 찾으면 "확인했는데 정보가 없네요"라고 말해야 하는 상황이 오지만, 그래도 과정에서의 인상은 확실히 다르다.
"상관없어"는 냉담함의 표현이다. "나랑은 관계없으니까 알아서 해"라는 거리감이 느껴진다. 반면 "괜찮아"는 수용의 표현이다. 비록 내 취향은 아니지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아량을 보여준다.
연인 사이에서 이런 차이는 관계의 온도를 바꿀 수 있다. "오늘 뭐 먹을까?"라고 물었을 때 "상관없어"라고 하면 무성의해 보이지만, "괜찮아"라고 하면 "네 선택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들린다. 물론 실제로는 정말 아무거나 먹고 싶은 건데 말이다.
이 7가지 표현을 실제로 써보면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진다. 첫째, 본인이 어색해한다.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말하는 중간에 웃음이 나온다. 둘째, 주변 사람들이 이상하게 본다. "왜 갑자기 말투가 달라졌어?"라고 묻는다. 셋째,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한두 번은 기억해서 쓰지만, 급한 상황에서는 결국 원래 말투로 돌아간다.
특히 재미있는 건 이런 표현들을 의식적으로 사용하다 보면, 정작 자연스럽게 나와야 할 상황에서 더 어색해진다는 점이다. 마치 연기를 하는 것 같아서 오히려 어색함이 배가된다.
결국 이런 언어 실험이 던지는 질문은 하나다. 말이 정말 사람을 바꿀 수 있을까? 표면적으로는 분명 효과가 있다. 같은 내용이라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이 받는 인상은 확실히 달라진다.
하지만 진정한 변화는 말투가 아니라 마음가짐에서 나온다. "괜찮네"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실제로 여유로운 마음을 갖는 것이, "듣고 있어"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정말로 상대방의 말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알파처럼 말하는 법'은 흥미로운 언어 실험이다. 평소 사용하지 않던 표현들을 써보면서 언어가 가진 힘을 새삼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출발점일 뿐이다.
진짜 매력적인 사람은 특정한 말투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만의 진정성 있는 언어를 가진 사람이다. "괜찮네"라고 말해도 진심이 담겨있고, "또 보자"라고 해도 정말 다시 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 사람 말이다.
그러니 이런 표현들을 연습해보되, 그것에 매몰되지는 말자. 언어는 도구일 뿐이고, 중요한 건 그 안에 담긴 마음이다. 결국 가장 '알파'다운 것은 자신답게 말하는 것이 아닐까?
"또 보자"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냥 솔직하게 "안녕"이라고 하는 게 나답다. 괜찮네... 아니,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