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타임 패러독스

자본주의사회에서 돈은 자유를 얻는 도구다

by 카미노

[돈은 도구일 뿐, 진짜 목표는 자유다]


1. 8시간 일하고 겨우 4시간 쉬기 위해 산다

2. 주 5일 일하고 겨우 주말 2일을 쉰다

3. 1년 중 47주는 일하고, 겨우 5주만 쉰다

4. 청춘을 바쳐 노후의 여유를 꿈꾼다






매일 아침 7시 알람에 깨어 "아, 또 하루가 시작됐구나"라고 한숨을 쉬며 일어난다. 혹시 자신이 햄스터 쳇바퀴를 돌리는 건 아닌지 의심해본다. 8시간 일하고 4시간 쉬는 우리의 일상을 보면, 마치 인생이 "일:휴식 = 2:1"이라는 황금비율로 설계된 것 같다. 하지만 잠깐, 이게 정말 황금비율일까? 아니면 그냥 "황당비율"은 아닐까?


8대 4의 마법: 하루는 누구의 것인가

하루 24시간을 분석해본다. 8시간은 일, 8시간은 잠, 그리고 나머지 8시간은? "자유시간이다!"라고 외치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출퇴근 2시간, 식사 및 개인위생 2시간을 빼면 실제 자유시간은 고작 4시간이다.

이 4시간마저도 온전히 우리 것이 아니다. 내일을 위한 준비, 집안일, 피로회복... 이런 것들을 빼고 나면 진짜 '나만의 시간'은 2시간도 안 된다. 그런데 우리는 이 2시간을 위해서 8시간을 바치고 있는 셈이다. 이건 마치 케이크를 먹기 위해 케이크 공장에서 하루 종일 일하는 것과 같다. 결국 케이크는 먹지만, 케이크가 지겨워질 때쯤이면 이미 당뇨가 와있을지도 모른다.


주 5일 vs 주말 2일: 불공정한 게임

일주일을 보면 더욱 극명해진다. 주 5일은 회사의 것, 주말 2일은 나의 것. 이건 마치 가위바위보에서 상대방이 항상 세 개를 내고, 나는 두 개만 낼 수 있는 게임 같다. 그것도 토요일은 반쯤 회사 생각에 시달리고, 일요일은 "내일 또 월요일이구나"라는 우울감에 젖어 있으니, 실질적으로는 1.5일 정도가 진짜 주말이다.

더 웃긴 건 이 1.5일마저 제대로 쉬지 못한다는 점이다. 밀린 집안일, 필수적인 쇼핑, 인간관계 유지를 위한 만남들... 주말이 끝나갈 무렵이면 "휴가가 필요한 주말을 보냈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주말을 회복하기 위한 주말이 필요한 시대, 이게 바로 현대인의 딜레마다.


1년 365일의 진실: 47주 노동, 5주 휴식

연간 단위로 보면 상황은 더욱 참담하다. 1년 52주 중 47주는 일하고, 고작 5주만 쉰다. 이는 마치 1년이라는 케이크를 12등분했는데, 11조각은 회사가 가져가고 1조각만 우리가 먹는 것과 같다. 그런데 그 1조각마저도 "다이어트 중이라서 반만 먹어야지"라며 스스로 제약을 가하고 있으니,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연차 5주라는 것도 사실 착시현상이다. 명절, 가족 행사, 아픈 날, 개인 사정 등을 고려하면 순수하게 '나만을 위한 휴가'는 2-3주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휴가를 떠나면 "휴가 다녀와서 밀린 업무 처리"라는 또 다른 스트레스가 기다리고 있어서, 휴가를 다녀온 후 휴가가 필요한 상황이 벌어진다.


청춘 저당잡힌 노후: 미래를 위한 현재의 희생

가장 아이러니한 건 청춘을 바쳐서 노후의 여유를 꿈꾼다는 점이다. 20-30대의 에너지와 열정은 회사에 바치고, 60대가 되어서야 자유를 누리겠다는 계획이다. 이건 마치 젊었을 때 운동을 안 하고 나이 들어서 마라톤을 뛰겠다고 하는 것과 같다. 몸은 이미 늙었는데 꿈은 20대 때와 같다면, 그건 꿈이 아니라 망상일 수 있다.

더욱이 노후에 과연 우리가 원하던 자유를 누릴 수 있을까? 건강 문제, 체력 저하, 변화된 가치관... 30대에 하고 싶었던 배낭여행을 70대에 할 수 있을까? 클럽에서 밤새 춤추고 싶었던 꿈을 은퇴 후에 이룰 수 있을까? 아마도 그때쯤이면 "요즘 젊은 애들은 이해할 수 없어"라며 젊은이들을 비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돈, 그 달콤한 족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시스템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돈' 때문이다. 돈이 없으면 자유도 없다는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우리는 자유를 얻기 위해 자유를 포기하는 모순적인 상황에 처해 있다. 이건 마치 다이어트를 위해 살 빼는 위고비를 맞았는데, 그 부작용으로 더 살이 찌는 것과 같은 딜레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돈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돈은 도구일 뿐, 진짜 목표는 자유여야 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우리는 도구를 목표로 착각하고 살아가고 있다. 마치 망치를 사려고 집을 지었는데, 정작 못을 박을 때가 되니 망치가 너무 커서 들 수 없는 상황과 같다.


시간의 경제학: 효율성의 함정

현대 사회는 효율성을 강조한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효율적으로! 하지만 시간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전혀 효율적이지 않다. 인생에서 가장 활력 넘치는 20-40대를 회사에서 보내고, 정작 시간 여유가 생겼을 때는 체력과 열정이 떨어져 있다.

이건 마치 배고플 때는 돈이 없고, 돈이 생겼을 때는 힘이 없어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과 같다. 타이밍의 미스매치가 일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말하는지도 모른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성

그렇다면 해답은 무엇일까? 완전히 시스템을 벗어나기는 어렵더라도, 적어도 의식의 변화는 필요해 보인다. 돈을 목표가 아닌 도구로 인식하고, 진짜 목표인 '자유'에 대해 다시 정의해보는 것이다.

자유라는 건 단순히 시간적 여유만을 의미하는 게 아닐 수 있다. 정신적 자유, 선택의 자유, 관계의 자유 등도 포함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도 우리는 작은 자유들을 누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시간 부자가 되는 법

결국 중요한 건 '시간 부자'가 되는 것이다. 돈 부자보다 시간 부자가 되는 게 진정한 성공일 수도 있다. 8시간 일하고 4시간 쉬는 삶이 숙명이라면, 적어도 그 4시간을 제대로 누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물론 현실적인 제약들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왜 이런 선택을 하고 있는지, 진짜 목표가 무엇인지는 분명히 해야 할 것 같다. 돈은 도구일 뿐, 진짜 목표는 자유라는 것을 잊지 말면서 말이다.


진정한 자유란 이 모든 제약들을 인정하면서도, 그 안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행복을 찾는 것일지도 모른다. 완벽한 자유는 없을지라도, 작은 자유들의 연속으로 인생을 채워나가는 것 말이다. 8시간 일하더라도 그 일에서 의미를 찾고, 4시간 쉬더라도 그 시간을 온전히 누리는 것. 그것이 바로 현실적인 자유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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