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한 것들에 대한 애정...
일러스트레이션은 마치 뉴에이지 음악을 듣는 것처럼 편한하다. 바로크니 로코코니 하는 화풍에 얽메이지 않고 자유롭게 그려진 일련의 삽화들은 마음을 평온하게 하며 긴장을 풀어주는 듯 하다.
우에스기 타다히로의 일러스트 역시 뉴에이지 음악과 같은 편안함을 보여준다. 밝으면서도 뿌연 느낌이 나는 색채와 날카로운 듯하면서도 길게 곡선을 유지하는 펜끝이 보기에도 참 편하다. 그러나 그의 삽화들을 보다보면 공통적으로 보이는 한가지가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러하듯이 타다히로도 서양을 동경하는 듯한 그런 느낌이 있다. 긴 몸체에 프랑스에나 있을법한 노천카페, 코발트빛 바다와 높다란 블루스카이, 동네 골목길이 아닌 스트리트처럼 보이는 넓은 거리들... 충분히 우리 주위와는 다른 모습들이다.
동양이다 서양이다 나누는 것도 애초부터 무의미할지도 모른다. 동서양의 문화가 만나 최초의 헬레니즘 문화를 이뤘듯이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세계속에서 한가지의 특징으로 무언가를 규정짓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어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타다히로의 일러스트를 단순히 서양적인 것에 대한 동경이라고 보기보다는 동양사람이 서양의 것을 취했다고 해석하는게 타당할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 힙합을 하고 째즈를 한다고 해서 그들이 서양을 동경하는거라 할 수 없는것처럼 말이다.
그냥 보기에 좋고 느껴지는게 있으면 그걸로 족한거다. 꼭 무언가를 의미하고 그속에서 꼭 무언가를 찾아야만 하는 것은 보는 사람의 조급함에서 나온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마음편히 보면 그만인데 말이다.
편한 음악과 함께 편한 그림을 보면서 그냥 편안히 지내보는것도 참 좋은 일이다. 게다가 옆에 내가 좋아하는 편한 사람들과 함께 있다면 이보다 좋을 순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