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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레스미 Nov 06. 2024

VISA 독립 만세


오늘은





월급 전 날

핼러윈 전 날

택배 반품하는 날

브런치 글 올리는 날

10월의 마지막 수요일

아이들의 중간고사 전날.

작은 아이 봉사활동 따라가는 날

작은 아이 운동복 사다 놔야 하는 날

그리고 그리고


.


.


.


영주권 카드가 배송되는 날!





정식 명칭은

Lawful Permanent Resident Card

라고 한다.





 보통은

다들 그린카드라고 부르는데

녹색 종이에 인쇄됐던 영주권에서 유래하여

디자인이 바뀐 지금까지 이어지는 이름이다.





이제는

미국 이민국에서도

공식적으로 그린카드라고 부른다.





영주권은

 신청 가능한 자격 조건이 다양하고

취득에 걸리는 시간도 서로 다른데

우리 같은 경우는

감사하게도

회사에서 패스트 트랙을 태워줘서

신청 한 지 거의 11개월 만에

빠르게 받는 케이스다.





솔직히

그동안 비 영주권자로 체류하면서

신분 때문에 설움을 겪은 일은

없었던 거 같다.






우리 4인의 경우

교육이나 취업에 관해

제한 없이 머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 방문 후 입국할 때마다

심사대에서

온갖 증빙서류들을 쏟아내야 하는

그 긴장감이 제일 싫었었는데

이로써

그것도 해결되었으니

그게 너무 반갑다.





문제는...





이사를 하면서

수령지를 바꿔 놓았는데





내 것만

업데이트가 되질 않아서

예전 집으로 배송되고 있다는 것을

어제 알게 된 것이다.





하루 전에 알았으니

방법은 없다.





안 되겠다 싶어

배달 예상 시간을 확인한 후

그 집에 가서 잠복을 결심했다.





오래 걸릴까 싶어

먹을거리를 주섬주섬 챙겨 출발.





오늘따라 날씨는 왜 이리 좋은지

차 안에서 쩌 죽을 거 같네..





오겠지? 오겠지??





다행히

예상했던 시간 안에

USPS 차가 도착을 했다.





혹시나  

내 행동이 부자연스러워

도둑으로 오해하면 어쩌나 싶어서

미소와 함께 인사도 건넸다.





�‍♀️





아~~~ 무 의심 없이

건네주는 두툼한 봉투!!!



조아써!!!!!





그렇~~~ 게 걱정을 해도

끝나고 나면

이리도 간단한 일인 거다.




눈누난나

집으로 가는 길





남의 집 앞에서

몇 시간 동안

뻗치기를 하긴 했지만

다행히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한 덕에

개고생은 면했으니

얼마나 다행이냐





안 그랬음

피 땀 눈물을 흘렸을 텐데

땀만 흘린 걸로 마무리됨에

감사!





오늘 밤 파티다!!!












@@ 쿠키 텍스트 있음 @@




12시에서 2시 사이 출몰 예정.


고급 정보를 입수했다.


이번에 반드시 그를 잡아야 해.


다음은 없어.


철저하게 동선을 계획한다.


임무를 배정하고


재빠르게 투입 완료.


오전 11시


나는 차 안에서 뻗치기를 시작한다.


절대 잠복을 들켜선 안 돼.


선글라스를 꼈다.


의자를 뒤로 한껏 재끼고 앉았다.


째깍째깍


시간은 어느새 12시가 넘었다.


긴장감에 촉각이 곤두선다.


차 소리가 날 때마다


곁눈질로 사방을 두리번 거린다.


설마 내가 놓친 건 아니겠지?


초조하다.


손에 식은땀이 흐른다.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기회는 한 번뿐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된다.


상황을 보고하라는 연락이 온다.


책임감 때문인 건지


찜통 같은 차 안  때문인 건지


숨이 막힌다.


잡고 싶다.


미치도록 잡고 싶다.


이제는 어서 빨리 나타났으면 좋겠다.


맞닥뜨리면 어찌 잡을 것인지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저 멀리 하얀 차가 나타났다.


속도를 줄이더니 남자가 내린다.


그가 맞다.


호흡이 빨라진다.


심장이 터질 거 같다.


손에 든 것을 낚아채야만 한다.


천천히


자연스럽게 다가갔다.


의심받으면 넘겨주지 않을게 분명하다.


웃으며 인사도 한다.


경계 없는 그의 모습.


좋았어.


성공이다.


실수 없이 한 번에 손에 넣었다.


짜릿하다.


희열감으로 벅차오른다.


모든 게 보상되는 순간이다.


성공했다는 보고를 한다.


오늘 밤 포상이 있을 예정이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복귀의 순간.


이로써 사고 없이


사건 종결이다.









영주권자의 이름으로

널 체포한다.


지금 나와 함께 우리 집으로 가 줘야겠어.



소중히 보관될 자격이 있고

내 집에서 오랫동안 지낼 권리가 있으며

훼손되거나 분실되지 않도록

보호받을 수 있음을

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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