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8일 - 첫 브런치북 30화 종료
2025년 5월 7일, 차인표 작가의 글쓰기 특강을 들으며 기록을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지 어느덧 세 달이 흘렀습니다. 글을 쓸 플랫폼을 찾던 중 눈에 들어온 곳이 바로 브런치스토리였습니다. 예전에 쓰다 만 글들을 다시 정리해 작가 신청을 했고, 5월 9일 오후 5시 34분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한 번에 승인이 나는 경우가 드물다고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그 순간은 기쁨보다 당혹스러움이 더 컸습니다.
처음 마음은 단단했습니다. 두 권의 브런치북을 만들고 주 3회씩 글을 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1. 출근 대신 기록합니다 – 을의 일지
2. 버티는 중입니다 – 위원장의 비밀일기
‘을의 일지’는 주 1회, ‘비밀일기’는 주 2회를 쓰기로 했습니다. ‘을의 일지’는 노동조합 설립부터 최초 단체협약 체결까지의 과정을 기록했고, ‘비밀일기’는 그 사이사이의 감정과 내밀한 고민을 담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두 권의 균형이 맞지 않음을 깨달아 주 5일 연재로 전환했고, 덕분에 계산대로라면 8월에 두 권 모두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애초에 수필이 아니라 기록을 남기려 했지만 어쩌면 한풀이에 불과했는지도 모릅니다. 부당해고된 노동조합 위원장의 이야기, 회사의 부당한 행위, 법의 기울어진 잣대, 반복되는 절규들. 하지만 부끄러움에도 불구하고 이 기록은 고쳐 쓰지 않으려 합니다. 이 경험이 앞으로 더 치밀하고 구체적인 기록으로 이어질 발판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글이 게재되고 라이킷을 눌러주시는 독자분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것을 단순한 클릭이 아니라 연대와 응원의 마음이라 생각합니다. 노동조합이라는 주제는 많은 이들에게 여전히 낯설고, 때로는 불편합니다. ‘귀족노조’, ‘문제 집단’, ‘불법행위가 난무하는 곳’이라는 왜곡된 프레임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회사와 상생하며 건전한 노사관계를 기반으로 한 사례는 좀처럼 주목받지 못합니다. 저는 그저 그런 프레임을 넘어, “노동조합은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원래 노동운동가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노사상생을 무시한 회사의 태도가 저를 거리로 내몰았고, 결국 노동존중 사회를 외치는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형사고소,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 등 회사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억압했지만, 저는 3년을 버텼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3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록은 단지 과거의 한 페이지가 아니라,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의 서막입니다. ‘을의 일지’까지 마무리되면 총 60편의 기록이 모입니다. 이 글들을 다시 정리해 PDF북으로 묶고, 텀블벅 같은 펀딩에도 도전해보려 합니다. 회사라는 거대 자본에 맞서려면 노동조합의 재정은 늘 부족하기 때문에, 그 위기를 해소할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글도 제대로 못 쓰던 노동자가 어렵사리 30편, 그리고 60편을 완주해 가며 조금은 더 단단해졌습니다. 앞으로는 더 구체적이고 더 현실적인 기록으로 노동조합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겠습니다.
‘비밀일기’라고 이름 붙였지만 사실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오픈일기였습니다. 구독해 주신 모든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연대와 응원의 라이킷, 구독 부탁드립니다. 더 좋은 의견과 조언이 있다면 언제든 댓글이나 메시지로 남겨주시면 감사히 듣겠습니다.
위원장의 비밀일기는 여기서 마칩니다. 하지만 기록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늘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기록은 단지 나의 하루가 아니라, 수많은 노동자의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