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8일~11일 - 서한 25통과 함께 시작된 대외투쟁
※ 매주 금요일 발행되는 ‘버티는 중입니다 위원장의 비밀일기’는 최근 사건에 대한 일기입니다.
8월 8일, 서한 작업으로 시작된 하루
8월 8일 금요일은 정말 바빴다.
대통령실, 국무총리실, 고용노동부 장관실, 국회 원내 정당 대표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까지
전국의 권한 있는 모든 문 앞에 우리의 이야기를 두드리기로 했다.
11장짜리 공식서한을 수십 번 고쳐 쓰고, 25부를 출력해 스탬플러로 찍고, 봉투에 넣고, 주소를 확인했다.
아침 7시 30분부터 홀로 시작한 작업은 11시가 되어서야 마무리됐다.
25개의 봉투를 들고 우체국에 갔다. 발송 주소를 확인한 우체국 직원이 나를 한 번 더 보더니, 멋쩍게 웃는 나를 대신해 사진을 찍어줬다.
“혼자 하려니 사진 찍을 사람이 없어서요.”
그 직원은 고생한다며 응원의 말을 건넸고, 일반등기가 아닌 ‘선택등기’를 추천해줬다.
“두 번 방문 후 부재 시 우체통에 넣어주는 방식이에요.”
오늘 처음 알았다.
서한 속의 내용
공식서한에는, 회사가 노동위원회의 복직명령 불이행에 따라 그간 3회, 총 5,557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납부했음에도 여전히 복직시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담았다.
추가 1회 강제금 납부 후에는 더 이상 제재가 없는 현행 제도의 허점도 지적했다.
또, 회사가 고등법원에 항소하며 복직 시점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다는 점, 1차 해고 무효 가능성에 대비해 복직 절차 없이 2차 해고를 단행한 점도 명시했다.
그리고 이렇게 적었다.
“법원의 판결과 행정기관의 명령이 있음에도 복직 거부는 노동권과 법치주의 모두를 훼손하는 것입니다. 정치권과 정부가 나서서 복직이 이행되고, 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지도록 조치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후, 보도자료 발송
사무실로 돌아와 이제 보도자료를 쓸 차례.
하지만 시간은 점점 늦어졌다.
중간중간 조합원의 문의 전화, 연대하는 위원장님의 안부 전화를 받다 보니 어느새 오후 2시.
기자들이 기사를 쓰기 좋은 시간은 이미 지나 있었다.
혼자 하려니 더 분주하다. 그래도 늦게나마 보도자료를 완성해 발송했다.
그날은 어떤 기사도 나오지 않았다.
10일·11일, 작성된 기사와 반가운 연락
감사하게도 10일 저녁, 첫 기사가 나왔다.
기사 제목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유진기업노조, 정·관계에 “부당해고 해결” 호소
11일 오후, 또 다른 기사에서는 이렇게 인용됐다.
유진기업, 부당해고 노조위원장 복직문제에서 법원판결 '무시'
그 기사를 본 조합원들의 응원 메시지와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노동조합 문제로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고받던 국회 비서관들도 연락이 왔다.
밝힐 수는 없지만, 정부 부처 관계자에게서도 연락이 왔다.
연락 하나하나가 힘이 됐다.
조합원의 지지가 만든 결단
복직명령을 불이행하는 회사에 공식서한을 보내기로 마음먹게 된 건, 조합원들의 절대적인 지지 덕분이었다.
그간은 회사 내부 일을 외부로 꺼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회사는 지난 6월 행정법원의 복직명령 판결에도 불복해 고등법원에 항소했다.
나는 7월 노동조합 선거에서 연임했고, 임시총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부당해고에 대해 강경 대응을 결정했다.
공식서한은 그 첫 번째 발걸음이다.
앞으로의 계획
다음은 국회 토론회를 제안하기 위해 문건을 다듬고 있다.
이번 토론회는 복직명령 불이행과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제재 실효성 부족을 사회적으로 알리고,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행정기관에 회사의 위법 행위를 알리는 진정서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노동조합 위원장이 세 번의 법적 판단(지방노동위·중앙노동위·행정법원)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 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현실 이것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다.
그럼에도 회사는 항소를 ‘법적 권리’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노동위원회의 복직명령은 항소에도 유효하다. 그렇다면 법적 의무는 어디로 갔는가?
법은 권리와 의무가 함께 가야 하는데, 지금 회사의 행동에는 의무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준비하는 국회토론회와 진정서는 단지 절차가 아니다.
법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제도를 바꾸기 위한 투쟁의 연장선이다.
조합원들이 나를 믿고 지지하는 한, 나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부당해고를 끝내는 그날까지, 우리의 싸움은 계속된다.
이 기록은 단지 나의 하루가 아니라, 수많은 노동자의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