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전 11시.
빌라와 상가아파트가 모여있는 터에 자리 잡은 교회.
예배를 드리려 성도들이 모이고 성전 안은 거룩한 찬송이 울려 퍼진다.
이윽고 예복을 차려입은 육십에 가까운 근엄한 목사의 설교가 시작되는데...
-하나님께서는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둘을 한 몸 되게 하셨으니 이제 둘이 아니고 한 몸입니다. 남편 된 자는 아내를 목숨처럼 사랑하고 아낄 것이며 어떠한 경우에도 아내를 학대하거나 냉대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직 아내 된 자를 생명으로 대하고 존중할 것이며...
여기까지 설교를 하고 목사는 음성을 낮춰
-하나님의 명령을 따르고 남편은 아내 대하기를 공경스럽게 할 것이며...
이때,
-너부터 그렇게 해 봐라. 어제 얻어맞은 옆구리가 아직도 욱신 욱신 하다...
고요한 중에 사모의 찬물 끼얹는 소리가 터져 나온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모두가 어수선 해질 찰나 목사는 숨을 고르더니
-저 여편네 같은 여자는 몽둥이가 약입니다.
-뭐야! 무식한 목사 놈이...
사모의 욕에 뒤질세라 목사의 일갈에 예배를 보던 성도들이 하나 둘 떠나고 둘만 남은 상황.
제 오차 망할 대전은 빈 성전 안에서 목사와 사모만 남아 피를 튀기는 싸움으로 진행 됐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