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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켜보는사람 Oct 18. 2024

4. 환자들과 한달

그리고 적성

일을 시작한지 한달이 다되어간다.

한달동안 내가 해야할 보호사일을 인계받고, 담당병동 환자들의 이름을 다 외웠다.

하루일과를 적어보면 아침 7시까지 병동에 출근을 한다.

7시부터 환자들의 아침식사가 이루어진다.  환자들의 식사를 진행할때는 각병동마다 식당같이 큰공간이있는데 거기서 환자들의 식사가 이루어진다.  배식전용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거기로 환자용 배식카트가 올라온다. 흔히들 하는 학교 급식이랑 얼추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것이다. 배식은 보호사와 간호사가 같이 한다. 특이한점이있다면 환자들은 숟가락으로만 식사를 한다. 젓가락은 따로 나오지않는다. 정신과에선 이런 자해나 타해를 할수있는 물건에 괴장히 예민한편인데 젓가락역시 누군가를 찌르거나 본인을 찌르거나 아니면 얇게 갈아서 흉기로도 쓰일수있기때문에 젓가락은 지급되지않는다.

그리고 배식후에 환자들이 식사하는걸 지켜본다.  한달동안 지켜봐오면서 느낀건 몇몇 환자들은 식사할때 입안에 음식이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속 밥을 우겨넣는다. 그래서 항상 지켜보고 천천히 드시라고 항상 외친다. 제발 천천히드시라고 항상 외치지만 누군가에게 뺏길새라 엄청 급하게 먹는다. 그래서 이런 만성기환자들에게서 자주보이는게 음식물로인한 기도막힘 이다. 그래서 어찌보면 환자들 식사시간이 가장 긴장된 순간 이기도하다.

식사가끝난후 8시부터 간호사와 함께 아침 약을 돌린다. 환자들의 아침약을 챙겨서 간호사가 오면 함께 출발한다.

여기서 우리일은 간호사 뒤에서 따라다니며 환자들의 입안을 확인해야한다. 약을 먹은척하고 다시 뱉는 환자분들이 많기때문에 항상 입안을 확인한다.특 혀밑에 숨겨두는 경우도 많기때문에 혀밑도 확인을해준다. 그래서 항상 입을크게 해서 '아엘' 이라고 말해달라고한다. 그럼 발음상 혀밑도 확인이 가능하다. 환자가 '아엘'이라고하는데 혀가 위로올라가지않고 그대로있다면 조용히 장갑끼고 입안을 직접 확인해야한다. 보통은 그렇게 했다가 내가 장갑을 끼기시작하면 알아서 혀를 들어준다. 그리고 약을 아예 거부하는 환자들도 종종있다. 그럴땐 최대한 설득을 해보고 그래도 안된다면 담당의사에게 간호사가 노티를 하고  오더를 따라간다. 노티(notify)  통지하다, 알리다 라는 뜻인데 간호사들은 노티한다라고 하더라. 내가 쓸일은 없지만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이있지않은가. 풍월은 아니지만 그냥 간호사일하는거 바로옆에서 몇년동안 듣고있다보면 알고싶지않아도 용어들을 알게되더라.

 어쨋든 약을 돌리면서 환자들 상태도 한번 확인한다. 이렇게 약을 다 주고 나면  병동을 돌아다니면서 더러운곳을 청소하고있다보면  몇환자분들도 자발적으로 청 하시는분들도있다.

그리고 환자분들이나 일반 사람이나 다른게 없는것이 청소하는분만 청소하고 더럽게 하는 분은 지속적으로 더럽게 생활한다. 우리들도 친구들이나 여타 다른 단체생활을 하는곳을보면 치우는사람따로있고 더럽히는사람따로있지않는가. 여기도 똑같다.

다만 다른점이 조금있다면 모든환자분들이 그렇진않지만 몇몇 좀 거친환자들은 더럽히는 환자분들이 보이면 그냥 냅다 욕을 하면서 들이 받아버린다.  우리가상상하는 그이상의 욕을 들여서 말이다.

사실 청소할때마다 더럽게 생활하는걸 보고있노라면 한번씩 울컥울컥하는데 거친환자가 더러운환자에게 욕할때  몸과 손은 그 거친환자를 중재하며 그러시면안됩니다 하며 말리지만 내입은 내심 씰룩씰룩 거린적이 많았다.  물여기서 리가 손을놔버리면 바로 싸움이나기에 적극 말려야한다.

보호사는 환자들간 싸움에서 완충제 역할을 해야하고 누구하나 다치는사람 안나오게 바로 자들간다툼에 개입해야한다.

이 과정에서 주먹을 맞는일도있고 발로 차이는 일도 더러 발생한다.

그래서 항상 약간이라도 언성이 살짝올라간다싶으면 잽싸게 가서 중재를 한다.  무엇보다 병동안에서 싸움으로 다치면안된다. 그래서 보호사는 항상 환자들과 같이 섞여있어야하고 환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가장 많이해야한다. 그래야지 환자분들의 불만사항을 듣고 바로바로 조치를 취해서 싸움이 안일어나게 할수있기때문이다.

환자들 싸움말릴때 내표정은 대부분 저렇다.

1년으로치면 거울로 내얼굴 보는것보다 환자들 얼굴을 더 많이 볼것이다. 이렇게 아침식사와함께 아침 약을 먹고난뒤에는 병동청소를 하고 이후엔 요일에 따라 면도를 하는날이있고 손발톱정리도 하는날도 따로있다.

이모든것은 내가 다 지켜봐야한다. 모두다 날붙이가있는것이고. 자해나 타해의 위험이있기때문에 항상지켜보고 갯수를 카운트한다.

그리고 환자들의 인위생은 정말 중요하다.

안씻는 환자분들은  최대한 설득해서 씻게해야한다. 그래도 안되면 의사의 오더를 받아서 오더대로 시행한다.

환자들에게 시행하는 모든일은 항상 의사의 오더를 따른다. 절대 임의로행동하면안된다. 임의로 행동했다가 환자분이 이상증세를 보이면 그때부터 직장생활 하드모드가 시작되기때문에 보호사는 환자들사이에서 껴있다가 환자가 좀 이상하거나 강제적으로 씻긴다든지 무언갈 환자에 시행해야할거 같다 라는 판단이들면 1차적으로 간호사에게 보고후 간호사는 의사에게 보고를 한다 그리고 의사의 오더를 받아서 시행한다.

이렇게 개인위생도 점검하고 하다보면 오전이 지나가고 점심이 온다.

점심역시 아침과 똑같이 환자분들 식사후에 점심약을 먹는다. 그리고 오후엔 정신보건 복지사분들이 오셔서 환자들을 교육한다. 물론 인원이동시에 항상 보호사는 동행한다. 이렇게 오전과 오후의 일에대한 사이클은 일정하다. 일은일정한데 환자들의 감정은 일정하지않아서 항상 새롭다. 그러다보니 일하면서 지루하다 라는 느낌은 받지않았던거같다. 혹시 적성인건가.. 그냥 재미가있었다. 

그리고 한달이 지난시점 근무표엔 첫 야간당직으로 내이름이 들어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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