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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 콜레스테롤 저하식 (4)

어떤 음식을 피하고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가?

by 예재호

콜레스테롤이 높은 분들에게 아몬드, 호두, 피스타치오 등의 견과류가 좋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은 ‘표준 콜레스테롤 저하식’의 마지막 타래로서, 식이섬유와 술에 대해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마지막에 퀴즈도 있습니다!)




견과류가 콜레스테롤 관리에 도움이 되는 이유를 살펴보면,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들을 한 번씩 되새길 수 있어서 정리하기에 좋습니다.


1) 견과류는 건강한 지방산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견과류의 지방은 대부분 단일불포화지방산과 다중불포화지방산과 같은 건강한 지방입니다. (우리는 상온에서 고체 상태로 있는 포화지방산과 트랜스 지방산을 피해야 합니다) 특히, 호두 등에 풍부하게 포함된 오메가-3 지방산은 간에서 중성지방의 생산을 줄이고 혈관 내 염증 상태를 개선해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병원에서 오메가-3를 처방받아 고중성지방혈증(고 TG) 치료제로 드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2) 견과류엔 식이섬유가 풍부합니다.


식이섬유는 마치 스펀지나 숯처럼, 우리가 음식으로 먹은 콜레스테롤과 결합하거나 흡착하는 방식을 통해, 콜레스테롤이 체내로 흡수되는 것을 막고, 대변으로 배출하게 만듭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식이섬유는 담즙산과도 결합하여 대변으로 담즙산도 내보냅니다. 간은 담즙산을 새로 만들기 위해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을 빨리 복귀하게 만들고, 이는 혈관 내 LDL 콜레스테롤이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원래 담즙산은 95%가 재활용됩니다. 퀴즈의 힌트이니 잘 기억해두세요.)


3) 하지만 견과류는 열량이 매우 높습니다. 더불어 소금이나 설탕, 초콜릿 등의 양념이 첨가되면 장점이 희석됩니다. 더불어 견과류의 좋은 지방산은 산패되기 쉬우므로 보관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오메가-3가 연질캡슐에 담기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술이 이상지질혈증에 나쁜 이유는 원리가 조금 다릅니다. 간에서 출하되어 VLDL에 실려서 필요한 곳 (근육과 지방조직)으로 배달된 중성지방이, 도착지에서 분해되어 세포 내로 흡수되는데 필요한 ‘지단백 분해효소’를 술이 방해합니다. 비유를 하자면 택배는 배송이 되었지만, 주인이 상자를 개봉하지 않고 현관에 그득히 쌓아 둔 상황과 비슷합니다. 결과적으로 혈액에 중성지방이 과다해집니다.



그런데 식품의 조절로 충분할까?


아무리 철저하게 식단 관리를 하고 운동을 열심히 해봐도, 도무지 콜레스테롤이 조절되지 않는다고 억울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생활 습관 관리, 약물에 대한 개개인의 반응은 차이가 크고 유전적인 요인이 영향을 많이 끼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리스폰더(responder)‘와 ’논 리스폰더(non-responder)‘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불행히도 논 리스폰더는 아무리 엄격하게 식단을 관리해도 LDL 콜레스테롤 관리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적극적이고 강력한 약물 치료가 권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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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시피, 저는 “생활 습관과 식단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질병을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다. “라는 주장을 극히 경계하고, 유행하는 걸 심히 우려합니다. 그 이유는 첫째, 이미 의사에게 진료를 요청한 환자들은 본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상범위를 훌쩍 넘겨 내원하게 된 경우가 많으며, 둘째로 그럴듯한 조언 이면엔 수상하고 음침한 의도가 숨겨진 경우가 참으로 많았기 때문입니다.


전 여전히 의사에게 스타틴을 권유받았다면 약을 드셔야 한다고 꼭 강조하고 싶습니다. 제가 콜레스테롤 저하 식이를 정리한 이유는 ”이렇게 하면 약을 안 먹어도 됩니다.“를 알려드리려고 함이 절대 아님을 강조합니다.


이미 정상치를 벗어난 상태에서 ’이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며 내 몸을 담보로 임상실험을 하기엔 우리 몸은 너무 소중하고 연약합니다. 굳이 자기 돈을 내고 임상실험을 해 봐줄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특히 앞서 말씀드렸던 혈관 내막이 손상되기 쉬운 “고혈압, 흡연자, 특히 당뇨환자”는 LDL 콜레스테롤을 반드시 관리해야 합니다.




퀴즈입니다.


담석은 간에서 만들어진 소화액, 담즙(쓸개즙)의 구성 성분이 응고되어 돌처럼 단단하게 굳어진 것을 말합니다. 담석은 콜레스테롤 담석과 색소성 담석으로 구분되는데, 서구화된 식생활이 대중화되고, 비만 환자가 늘어나며 우리나라도 대부분이 콜레스테롤 담석인 것으로 밝혀 지고 있습니다.


콜레스테롤 담석이란, 담즙 내에 콜레스테롤이 과다해져 찐득찐득해진 탓에 응고된 것을 뜻합니다. 그러니 단순하게 말하자면, "담즙에 과하게 콜레스테롤을 섞느라 간에서는 콜레스테롤을 과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서 다루었던 것처럼 우루사는 이 콜레스테롤의 점도를 낮춤으로써 담즙 배설을 원활하게 만드는 원리였습니다.)


그렇다면, 콜레스테롤 담석 환자의 혈중 콜레스테롤은 과연 어떨까요? 담즙에 콜레스테롤을 많이 섞어야 하니, 혈액에서 재료가 되는 LDL 콜레스테롤을 간이 많이 흡수하여 낮게 나올까요? 아니면 비만이고 서구식 식단을 위주로 먹으니 LDL 콜레스테롤이 높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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