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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어걸즈 Oct 18. 2024

군무원의 하루

나의 하루는 이른 기상으로 시작된다. 기상 후 가볍게 스트레칭하고, 거울을 보고 ‘오늘 하루도 감사히 여기자. 잘 보내보자.’ 다짐한다. 행정업무이지만 하루에 늘 1만 보 이상을 찍을 만큼 외부 업무가 많아 정신없이 뛰어다니기를 반복하고, 출근 전부터 퇴근 후까지 전화에 시달리고, 다양한 업무들을 한 번에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있어 늘 결심하고 출근한다. 한창 정신없을 때는 사무실 전화벨 소리가 환청으로 들려 스트레스가 극심한 경우도 있었다. 다짐 후에 바로 씻고, 화장하고, 드립커피, 간식, 점심으로 먹을 음식을 싸고, 집을 정리하고 출근한다. 출근은 지하철 타고 출근 버스가 지원되는 지점까지 간다. 지하철을 타고 갈 때는 최대한 휴대폰을 하지 않고 책을 본다. 영상 소리, 노랫소리, 사람 소리, 주변 소음 등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다. 이렇게 하루를 시작하면 다짐 루틴과 함께 이어진, 보다 알찬 하루를 시작한다는 자신감을 준다.


지하철에서 내려 출근 버스를 타고 업무 장소로 간다. 출근 버스를 타고 가면 건물 입구 앞에 내려주기 때문에 무조건 탄다. 특히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에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가면 위병소를 지나 사무실까지 더위 또는 추위와 싸워가며 걸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출근 후에 컴퓨터를 켜고, TV를 뉴스채널에 맞추고, 자리에 앉아 일을 시작한다. 메일을 확인하고, 관련 답신 후 메일 관련 업무처리를 한다. 그리고 온나라업무(정부기관, 공공기관, 공기관 등 온나라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기관에서 부대로 보내는 모든 공문), 출타 업무 전 보고서 초안을 작성한다. 작성 후 은행 및 우체국 업무 등으로 출타를 나갔다가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의 시간을 보내고 난 뒤 사무실로 복귀한다. 정말 출타만 나가면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서 어느새 11시가 되어버린다. 출타 동안 쌓여있던 메일, 메신저, 업무 등을 확인하고 급한 순서대로 처리하다 보면 어느새 11시 40분이 된다. 


나는 식당가서 밥을 먹지 않아 주로 사무실이나 휴게실에서 도시락을 먹는다. 밥 먹기 전 보통 20~30분 정도 자고 나서 밥을 먹는다. 밥을 먹고 일을 하거나 산책, 또는 책을 읽고 다시 13시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오후 업무 역시 점심시간에 온 메일, 메신저, 온나라를 먼저 확인하고, 해당 업무를 처리한 후에, 오전에 초안을 썼던 보고서를 수정 및 보완을 한다. 보고서 작성이 완료되면 과장님 검토 전 계장님께서 검토를 해주신다. 검토 후 수정 사항은 띄어쓰기, 단어 문구 변경, 들여쓰기, 오타 등이 있다. 특히 띄어쓰기, 오타는 매번 자세히 본다고 하지만 검토 후에 꼭 발견된다. 내용을 수정하고, 계장님 서명을 받으면 과장님께 보고드린다. 계장님께 한번 검토를 받은 사항이라 그런지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일반적으로는 내용을 확인하시고 서명해 주시는데, 가끔 해당 보고서 관련 업무를 하지 말라고 하시거나 전체 수정을 하라고 하실 때가 있다. 그때는 정말 허망해 ‘으으 악 보고서'하고 속으로 소리치면 과장님 방을 나오곤 한다. 


그렇게 보고드리고 수정하면 어느새 16시가 되어 전투체육 시간이 된다. 보고서 수정 사항이나 다른 업무가 밀려있으면 운동하지 않고 일을 한다. 일주일에 3~4번은 일을 하고, 1~2번은 운동을 한다. 운동을 하게 되면 주로 연병장, 헬스장에서 뛰거나 동기 또는 과원들이랑 같이 배드민턴, 축구, 족구 등을 한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운동하고 사무실로 돌아와 급하게 처리할 것을 처리하고 17시 20분에 퇴근 버스를 타고 퇴근한다.

퇴근 후 집에 도착하면 18시쯤 된다. 바로 러닝 복으로 갈아입고 근처에서 러닝을 30분 한 후 가볍게 근력운동을 한다. 다이어트 목적보다는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한다. 너무 스트레스 받고 화가 날 때 러닝을 하면 그걸 잊게 된다. 그래서 가끔은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뛴다. 온몸은 젖어서 끈적거려도 마음은 오히려 상쾌하다. 집에 돌아와서 가볍게 근력 운동을 하거나 스트레칭을 한 후 샤워한다. 샤워할 때는 무조건 노래를 틀고 한다. 샤워 후 저녁을 먹고 치우면 20시 30분 또는 21시가 된다. 그때부터는 취미생활을 2~3시간을 하고 23시 30분 또는 자정쯤 잔다. 더 일찍 잘 수도 있지만 그럼 하루 동안 일만 하다 보낸 시간밖에 없는 듯해 아깝게 느껴진다. 그래서 2~3시간 정도는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채운 시간을 더 가진다. 그렇게 나의 하루는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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