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에서 잠시 쉼...

- 사고 여행, 현실 여행으로 한 박자 쉬어갑니다

by 준 원 규 수



실제 여행을 다녀와서 쓰는 것보다 더 많은 머리의 힘을 들여야 하는 사고 여행...
오늘은 여러 이유로 한 박자 쉬어 가려고 합니다.
대신
11월에 다녀온 내소사와 채석강 사진으로 빈 자리를 갈음할까 합니다.



11월, 1박 2일의 짧은 여정으로 다녀온 내소사와 채석강.


내소사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무렵.

단풍이 다 져버린 건 아닐까 걱정했었는데, 11월 중순의 시기에도 내소사 단풍은 시들했다.

그래서일까.

단풍 명소인데도 한산해서 저녁이 다되어가는 무렵의 쌀쌀함과 고즈넉함을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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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이 다 져버리거나 제대로 색이 올라오지 않은 단풍이 아쉽기는 하지만 어찌보면 유난히 변덕이 심했던 가을 기후의 책임은 인간에게 있지 않을까.

아쉬워하기 보다는 미안해해야 하나 싶었다.


저녁놀 명소라는 채석강에서 해넘이를 보고 싶었지만

바쁘게 도착한 바다에는 해는 수평선 아래로 지고 그 붉은 자취만 하늘에 가득했다.

점점 어둠이 아래에서부터 채워지며 밤을 만들어가고 있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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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남은 노을빛에 홀린 듯 사람들은 해변가로 걸어가기도 하고, 책이 쌓인 것 같다는 바위 위로 올라가기도 했다.

못 보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바라본 노을빛은 참 아름다웠다.

이렇게 느즈막이 어둠으로 지워지는 그 순간까지 제 빛을 잃지 않는 저녁이라 더 좋았다.


다음에는 넘어가는 해를 배웅할 만큼 넉넉한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갈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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