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를 찾아서 검색, 검색

by 준 원 규 수


지도를 확인해 본다.

내 생각과는 달리 그리스는 이탈리아 오른쪽에 있지 않다.

내가 기억하고 있던 동유럽의 위치

동남쪽으로 기울어진 이탈리아의 끝, 오른쪽에 그리스가 있다.

그리스 신화를 읽을 때 자주 만났던, 풍랑이라는 것은 아예 없는 잔잔한 바다 같은 어감의 이름을 가진 아드리아해, 에게 해가 지중해 위쪽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아드리아해를 사이에 두고 이탈리아와 크로아티아가 마주해 있다.

크로아티아의 아래, 그리스가 지중해를 열고 아드리아해를 막은 듯 자리하고 그리스의 동남쪽 아래에 위치한 아테네의 바다 넘어가 터키, 튀르키예이다.

그러니까 나는 오른쪽으로 살짝 기운 지형을 똑바로 선 형태로 기억하면서 동유럽 부분의 지도를 뒤죽박죽 기억하고 있었다. 오, 이런...

image.png?type=w3840 실제 유럽의 지도... 난 얼마나 많은 지역들을 기억에서 지워놓고 있었던가...


비잔틴 제국, 흔히 동로마 제국이라 불리는 지금 동유럽(독일과 오스트리아를 제외한)의 시조는 거대한 로마제국의 영토를 좀더 효율적으로 다스리기 위해 동, 서로 행정·통치 체제를 분리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이민족 융합체로서의 서로마와 그리스의 전통적 문화가 강한 동로마가 분리된 것은 정치적, 경제적 여러 요소들의 복합적 이유가 필요없을 만큼 자연스러운 것이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고대부터 문화의 선연하게 달랐으므로.


Sanvitale03.jpg?type=w3840 출처 - 네이버블로거 taloholling님의 블로그 / 비잔틴제국의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의 모자이크


그리스 정교회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명맥을 잇는 동로마의 종교적 유산은 1453년 오스만 제국의 침략에 비잔티움 제국의 콘스탄티노폴리스가 함락될 때까지 깊은 뿌리를 내린 결과일 것이고, 천여 년의 시간 동안 그 정체성은 분명했을 것이다. 그러나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던 오백 여년의 시간 동안 천 년의 뿌리에 스며든, 이슬람으로 표현되는 동방의 그림자 역시 그들의 문화로 흡수되고, 꽃을 피웠을 것이다.

그리고 서유럽과 이질적이지만 그 결은 같고, 거기에 이슬람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 그곳이 내가 보고 싶은 것들이 있는 곳이다.



그래서 지도에서 터키에 최대한 가까운 지역들을 골라본다.

지리적으로 가까울 수록 닮아가기 더 수월했을 것이므로.....


터키와 국경을 맞댄 불가리아, 루마니아, 세르비아, 헝가리, 슬로바키아... 정도면 내가 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영화 <비포 더 레인>에서 드러나듯 강 하나, 들판 하나를 두고 어느 마을은 서양식 입식 생활을, 어느 마을은 동양식 좌식 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기에는 어려울 거라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북촌 마을이나 전통색이 강한 곳들도 내부는 이미 차근차근 서구화되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유명한 건축물들만 보더라도 그 독특한 색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므로 내 호기심의 주머니는 넉넉히 채워지지 않을까.


검색을 해보니 크로아티아나 헝가리, 체코를 제외한 다른 국가들은 관광객이 많지 않고

외국이라 쓰고 미국이라 읽는 성향이 아직도 강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무척이나 낯선 키릴 문자들이 낯설어 여행에 어려움이 있다는 내용들이 있었다.

문자부터 로마자를 기반으로 한 영어와 다른 그리스어를 기반으로 한 키릴 문자. 예전에 한 지인이 그 문자를 가리켜 라면 부스러기 같다고 했었던 기억이 난다.

영어가 능숙하게 통하는 나라라고 해도, 나의 영어가 능숙하지 않으므로 딱히 겁낼 것은 업없고, 나날이 발전하는(이라고 믿고 싶은) 파파고를 믿고 짐을 싸는 것으로 해 본다.



짐은 지난 주에 싸기로 해놓고, 생각보다 넓은 지역을 대상으로 이런저런 검색을 하며 여행지를 고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어쩌면 진짜 가게 될 여행지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다른 곳보다 더 꼼꼼히 봤던 것일지도...


이제 구체적인 여행지도 골랐으니 이제 정말 짐을 싸고 첫 여행지를 향해 출발해 보렵니다!!!


레쯔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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