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13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돈에 대한 욕망

돈이라는 기호

by 빈솔 Bin Sole Jan 24. 2025

 

개업축하, 돈 세다 지쳐서 잠들게 하소서

돈은 자연적으로 효력을 가지는 게 아니다. 돈은 우리가 받아들이기로 합의했을 때에만 효력을 가진다.

시장에서 물건을 교환하기 위해서는 화폐가 필요하다. 돈은 사회가 빚어낸 구조물, 그 자체로는 물질적 가치를 가지지 않으나 실제 상품과 교환할 수 있는 가치를 대변하는 참으로 묘한 허구이다. 동전이 멀리서 보아도 실물 가치를 가지는 황금이었던 시절과 견주어보면, 화폐는 그냥 종이 쪼가리에 지나지 않는다. 종이가 된 약속이랄까. 그러나 증서라 보기에도 화폐는 어찌 미덥지가 않다. 하물며 가상공간에서만 떠도는 현대의 디지털 화폐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돈은 그 자체로 인정받는 동안에만 효력이 있다. 돈은 효력을 가지는 한에서 과거의 거울이기도 하다. 돈의 가치 표현에는 특정한 양의 노동 실적 또는 그 대가로 교환한 재화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돈은 시간 지평을 양쪽 방향으로, 곧 과거와 미래로 열어놓는다. 지극히 현재적인 돈으로 미래는 과거의 보상이 된다. 이처럼 화폐 거래는 언제나 시간과의 거래이기도 하다. 바로 그래서 돈은 시계와 더불어 사회에 특정 시간 리듬을 주도한다.

쥐 인간의 강박 증세는 특히 돈에 관계된 것이 많은데, 이는 무의식적 연상에서 똥이 돈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쥐 인간은 우체국 여직원에게 우편물 비용을 갚아야 했지만, 그것을 갚지 못하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면서 빚 때문에 괴로워한다.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빚을 갚아서 문제를 쉽게 해결하지만, 쥐 인간은 한편으로 빚을 갚아야 한다고 다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부채 상환을 고의로 지연시킨다. 그리고 쥐는 직접적으로 항문 충동을 연상시킨다. 군대 상관으로부터 옛날 중국에서 쥐가 항문을 갉아 먹게 하는 고문이 행해졌다는 얘기를 들은 쥐 인간은 그 고문이 자신의 애인과 죽은 아버지에게 실행될까봐 걱정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런 처벌이 발생하기를 무의식적으로 바라기도 한다.

돈은 영전자석이다.

일반 적인 전자석은 물체와 떨어져 있다가 전기를 넣으면 물체에 붙는 성질을 갖고 있다.

영전 자석은 반대의 성질로 스스로 자력을 발생해 물체와 붙어 있다가 전기를 공급하면 물체에서 떨어지는 성질을 갖고 있다. 마실수록 목마른 소금물처럼 돈은 욕심을 내는 순간부터 얼마를 갖고 있건 목마르게 되고 더 많은 돈을 원하게된다. 인간의 욕망에는 한계가 없다.

돈은 실체가 없는 사회적 약속이 만들어낸 허구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인간은 돈 때문에 전쟁을 하고 돈 때문에 가족을 죽이는 폐륜을 저지르게 하는 동기가 되는 무서운 힘이 있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웠다.

돈에 욕망이라는 전기를 공급하게 되면 돈은 떨어져 나간다.

쉽게 번 돈은 쉽게 쓰이고 힘이 없다.

주인을 욕망에 잠식 당하게 만들며 눈먼 사람으로 만든다.

욕망을 공급하지 않은 돈은 정당한 방법으로 모이고 선하게 쓰이며 순리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돈의 주인에게도 혜안을 준다.

이 자기의식의 발생과 지폐라는 근대적 개념 사이의 개념적 연관을 확립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중세시대에 화폐는 말하자면 자기 자신의 가치만을 보장하는 상품이었다. 금화는 다른 모든 상품처럼ㅡ단지 그것의 "현실적" 가치만큼 가치가 있었다. 어떻게 우리는 그와 같은 가치에서 오늘날의 지폐, 즉 본래는 아무 가치도 없지만 상품을 구입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지폐에 이르게 되었는가? 브라이언 로트먼은 이른바"상상적 화폐"라고 하는 매개항의 필요성을 입증했다. 금 화폐의 문제는 물리적 가치하락이었다. "좋은 화폐(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국가 발행 화폐)와 "나쁜 화폐(닳아빠지고 마모된 유통 주화들) 사이에 필연적으로 간극이 생기게 되었다. 좋은 표준 화폐와마모된 통화 사이의 이 간극은 환전차액(agin)으로 알려졌다. "좋은 화폐와 "나쁜 화폐의 이 차이를 기반으로, 상업 국가들에서는 이른바 "은행 화폐라고 하는 새로운 형태의 화폐가 출현했다.그것은 정확히 조폐국 기준에 따르는 화폐를, 즉 사용에 의해 아직가치가 저하되지 않은 한에서의 화폐를 표상했다. 하지만 바로그렇기 때문에 그 화폐는 체화되지 않았으며, 오로지 상상적 참조점으로서만 존재했다. 좀더 정확히 말해서 그것은 은행과 개인사이에서의 약정으로서, 즉 어떤 특정한 상인이 은행에 제시할때 그에게 일정한 액수를 지불하기로 은행이 약속한 종이로서존재했다. 이런 방식으로 상인은 그가 은행에 준 화폐가 그 실재적 가치를 보존할 것이라는 보장을 받았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두 가지 핵심적 요점이 있다. 첫째로, 이러한 작용을 통해 "화폐는 그 자체와의 관계에 들어설 수 있었으며하나의 상품이 되었다.""좋은" 화폐이지만 단지 상상적일 뿐인화폐와 마모되기 마련인 경험적으로 존재하는 “나쁜” 금 화폐로의 이원화는 "화폐 그 자체의 가격을 측정할 수 있게 해주었다.내 손에 쥐고 있는 이 금화는 마모될 수 있기 때문에 단지 그만큼만의 가치가 있으며, "좋은 화폐의, 그 자신의 "진정한 가치의일정한 비율만큼만의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 가능했다. 둘째로, 이 상상적 화폐는 "이름 있는 어떤 특정한 수취인의 서명에 "(직증적으로 근거하고 있었다.37) 즉 은행이 발행한 종이는 이름이 있는 개별 상인에게 은행이 보증하는 금융적 약속이었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서의 지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날짜와 이름이 적힌 이 직증적 약속이 익명의 "지참자"에게 지폐에 적힌 액수의 금등가물을 지불하겠다는 약속으로 비인격화되어야만 한다. 그리하여 구체적인 개인에 걸린 정박이, 연결고리가 끊기게 되었다. 그리고 스스로를 이 익명의 "지참자"로서 인식하게 된 주체는 바로 그 자기의식의 주체이다. 왜 그런가? 여기에 걸려 있는 것은 단순히 이 지참자가 여하한 개인에 의해서건 메워질 수 있는 어떤 중립적 보편적 기능을 지칭한다는 것이 아니다. 자기의식을 획득하려 한다면 "지참자"의 텅 빈 보편성은 현실적 실존을 취해야만 한며, 그 자체로서 정립되어야 한다. 즉 주체는 텅 빈 "지참자"(에게)처럼 그 자신에게 관계하고 그 자신을 파악해야만 하며, 그의 특수한 인격의 실정적 내용을 구성하는 경험적 특징들을 우연적 변으로 지각해야만 한다. 이러한 변화는 다시금 S로부터 로의 변화이다. 즉 "정념적" 주체로부터, 그 자신의 실정적 경험적 내용을 정립된 어떤 것으로, 즉 우연적이고 궁극적으로 무관심한 어떤 것으로 경험하는 텅 빈 자기관계로서의 코기토로의 변화이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지젝, 부정적인 것과 함께 머물기)

쥐 인간의 강박증의 근원에는 어려서 자신을 처벌하고 엄격하게 대했던 아버지에 대한 애정과 증오의 복합적인 감정이 있다. 억압된 기억이 항문 충동에 고착되면서 쥐 인간은 돈과 관련된 여러 가지 증세를 보인다. 쥐 인간의 무의식적 사고에서 쥐는 빚을 의미하며, 그것은 다시 자신처럼 빚을 졌던 아버지를 지시하기도 한다. 실제로 독일어에서 '쥐'를 뜻하는 'Ratte'와 '빚', '할부금'을 뜻하는 'Rate'는 똑같이 '라테'로 발음된다.

꿈이란 무의식적 소원이 전면화되는 장면, 빚에 쪼들리는 사람이 복권에 당첨된다든가 똥통에 빠진다든가. 


음식은 배가 부르면 먹지 않는다

우리는 식당에서 밥은 조금만 주세요

돈은 조금만 주세요 라고 하지 않는다

사학자 토인비Arnold J. Toynbee는 돈으로 사용되는 물건은 “본래의 효용과는 독립된 제2의 용도를 획득한다"고 설파했다. 돈은 단순한 물건이나 수단이 아니라 고도의 의미가 농축된 상징이다. 

마르크스KarlH. Marx는 화폐가 지니고 있는 '신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프로이트sigmund Freud의 『토템과 터부 Totem und Tabu』에 따르면 물신이란 현실에서 가장 위협적인 것을 부정하는 수단이다. 인간을 위협하는 것 가운데 죽음이 가장 강력하다. 그런데 돈은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환상적 불멸을 제공한다. 케인스John M. Keynes는 프로이트의 그러한 통찰을 바탕으로 돈에 대한 집착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의지에 가득 찬 인간,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인간은 항상 행동의 동기를 미래로 투영함으로써 환상적이고 인공적인 불멸성을 얻으려고 한다. 그는 자신의 고양이를 사랑하지 않는다. 사실 그 고양이의 새끼도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새끼의 새끼를 사랑하는 것이고, 그것은 고양이의 우주에서 시간이 다할 때까지 반복한다. 그에게 잼은 그냥 잼이 아니다. 절대로 오늘 먹는 잼이 아니라 내일 먹을 잼 한상자가 되어야 한다. 이처럼 항상 자신의 잼을 미래로 던짐으로써 그는 잼 장수로서 자신의 행위에 불멸성을 보장하려는 것이다.돈에 대한 욕망과 죽음에 대한 공포가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두 가지 축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 둘은 깊숙하게 얽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나는 그 죽음이 육신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본다. 케인스가 말한 '불멸'이라는 것도 사후세계의 '영생'으로 한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신체적인 죽음 못지않게 사회적인 죽음에 대해 공포를 느낀다. 목숨이 붙어 있지만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는 상황에 놓이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것이다.


10만원을 버는데 필요한 시간
브런치 글 이미지 2

출처 : 돈의 인문학 (김찬호 지음)


1914년 영국의 탐험가 섀클턴Ernest H. Shackleton이 27명의 대원을 이끌고 남극 탐험에 나섰다가 배가 침몰하여 무려 18개월 동안 영하 60도의 추위 속에 고립되었지만 모두가 살아 돌아온 일이 있다. 배를 포기하고 최소한의 짐만을 가지고 행군하기로 결정한 대장 섀클턴은 개인당 1킬로그램씩의 짐만 허용하였는데, 자신이 가장 먼저 버린 것은 다름 아닌 무거운 돈뭉치였다.

인용한 시인의 표현대로 "켈빈 클라인이 나를 입고, 신용카드가 나를 소비한다. 일찍이 마르크스 Karl H. Marx도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사

루소는 사람을 부자로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라고 생각했다. 더 많은 돈을 주거나 욕망을 억제하는 것이다. 근대사회는 첫번째 방법에서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지만, 욕망에 줄기차게 부채질을 하여 자신의 가장 뛰어난 성취의 한 부분을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 부유하다고 느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돈을 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와 같다고 여겼지만 우리보다 더 큰 부자가 된 사람과 실제로나 감정적으로나 거리를 두면 된다. 더 큰 물고기가 되려고 노력하는 대신, 옆에 있어도 우리 자신의 크기를 의식하며 괴로울 일이 없는 작은 벗들을 주위에 모으는 데 에너지를 집중하면 된다. -알랭 드 보통, 「불안」 중에서

철학자 베이컨Francis Bacon은 말했다. "돈은 최상의 종(하인)이고, 최악의 주인이다."

마르크스는 「자본론」(Capital)에서 교환가치, 상품, 화폐를 실체 없는 형식의 환상적 유령이라고 폭로한다. 사용가치가 인간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사물의 효용성인 내용이라면 "교환가치는 그것에서 구분된 내용의 표현양식, 즉 '외관의 형식"에 불과하고 노동은 교환가치에서 "동일한 종류의 노동, 추상적인 인간노동으로 환원된다."상품 물신주의는 생산자인 인간들의 사회적 성격을 사물들의 관계로 치환한 결과다. "이런 치환을 통해서 노동의 산물은 감각적이면서 초감각적인 사회적인 상품이 된다. ......상품형식은………… 사물들의 관계라는 환상적 형식을 취하는 인간들의 일정한 사회적 관계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상품세계의 최종 형태인 화폐형식 역시 "사적 노동의 사회적 성격과 개별 노동자들의 사회적 관계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 않고 물적 대상들의 관계로 나타내면서 은폐한다."

마르크스는 물신주의의 신비를 걷어내고 상품의 가치가 궁극적으로 생산에 투자된 노동력의 양―그리고 노동 생산성과 반비례하는 노동시간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이제 우리는 가치의 실체를 안다. 그것은 노동이다." 데리다는 혁명정신에서 유령을 구분하려는 마르크스의 시도를 순수 현전에 도달하려는 헛된 몸짓으로 묘사한다. "마치 그가 이와 관련해서 여전히 탈오염적 순화를 믿는 것처럼, 마치 유령이 정신을 지켜보지 않는 것처럼, 마르크스는 정신이 아니라 유령을 잡으려한다."


브런치 글 이미지 3
돈이란 어떤 것?

"돈이란 바닷물과도 같다.

그것은 마시면 마실수록 목이 말라진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

돈, Money' 머니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 '주노 모네타juno Moneta'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는데, 모네타는  '경고하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인류 역사를 되돌아보면 새로운 부의 시작과 끝에는 언제나 인간의 탐욕이 개입되어 있다.

단테는 《신곡》에서 유대인 고리대금업자들이 지옥에서 고통받는 것처럼 묘사했다.

"그들은 고통에 못 이겨 눈물을 펑펑 쏟아내고 있었고, 공중에서 퍼붓는 불꽃송이와 벌겋게 타들어 가는 모래를 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돈주머니를 목에 매달고 있었는데, 그것들은 제각각의 색깔로 구분되어 있었다. 그 돈주머니는 고리대금업자들이 세상에 사는 동안 갖고 다니던 것으로 저마다 가문의 문장을 새긴 것들이었다”.

코카콜라의 성공 이야기는 우리에게 또 다른 욕망 신화를 제시해 주고 있다.

미국에서 한때 금주령으로 술과 알코올 음료 판매가 금지되자 사람들은 술을 대체할 자극적인 음료를 찾았고, 이때 코카콜라가 대중을 사로잡은 것이다. 자극적인 맛과 중독성으로 코카콜라는 불티나게 팔렸다. 이후 코카콜라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진출하며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게 된다.다.코카콜라의 성공 비밀은 청량한 맛이 아니라 사람들의 억눌린 욕망을 해소해준 데 있는지도 모르겠다.

인간의 탐욕으로 쌓아올린 부의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돈의 역사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리디아 인은 금화와 은화를 사용하고 상설 소매점을 세운 첫 민족이라고 한다. 현재까지 발견한 가장 오래된 금화는 기원전 610년 무렵에 제조된 리디아의 금화이다. 첫 주화는 일렉트럼electrum으로 만들어졌다.. 합금으로 주화를 만든 이유는 당시 주조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원석 그대로 화폐를 제작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쿠트나호라 Kutna Hora는 유럽 최대의 은광 도시로 오랫동안 번영했다. 1300년대에는 조폐국을 세워 프라하 그로센 Prague Groschen이라는 은화를 발행하였고, 1516년에는 요아힘스탈Joachimsthal에서 대규모 은광이 발견되어 더 많은 은화를 만들수 있었다. 쿠트나 호라는 그렇게 요아힘스탈 은광에서 생산한 엄청난 은으로 부자도시가 되었다.

사람들은 부를 안겨준 광산을 신의 축복으로 여겼고, 교황은 요아힘스탈에 축복의 세례를 베풀었다. 이 시기에 만들어진 은화는 '요아힘 골짜기에서 나온 돈'이라는 뜻으로 '요하임 스탈러', '요하임 스탈러 그로센'이라고 불렸다. 이후 탈러 Taler로 줄여서 부르기 시작하는데, 그 탈러가 지금 쓰고 있는 '달러 Dollar'의 어원이다.

기원전 2000년 인류 최초의 화폐는 리디아 왕국에서 주조한 리디아 금화이다. 페르시아가 리디아 왕국을 복속하면서 화폐 기술은 유럽과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었고, 페르시아 다리우스 대왕이 다릭 금화와 시글로스 은화를 독자 화폐로 발행하면서 화폐 문명은 발전하게 된다.

로마 제국이 사용한 화폐는 데나리우스 은화였다. 네로 황제 때부터 군인 황제 시대까지 은화의 순도가 계속 낮아지다 결국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는데,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사회 안정을 위하여 화폐 개혁을 실시해 은화 대신 솔리두스 금화를 발행했다. 하지만 콘스탄티누스 대제 사망 후, 로마가 동서로 분열되고 서로마가 멸망하면서 솔리두스는 사라지게 된다. 부에 대한 탐욕을 금하는 중세 암흑기의 신본주의 영향으로 금화 유통이 줄어들고 금의 암흑기가 시작된다.

그러다가 대항해 시대에 화폐가 다시 등장게 되는데,. 은을 기축통화로 사용하던 대항해 시대의 패권은 스페인과 네덜란드가 차지하고 있었고, 변방에 있던 영국은 조용히 해군력 강화에 공을 들이며 해상 패권을 쟁취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1651년 영국은 항해조례를 발포하고 영국 관련 무역은 영국 국적 선박만 이용하도록 한다.. 해상무역을 장악하고 있던 네덜란드에게 이는 선전포고나 다름없었고, 결국 영국과 네덜란드는 해상 패권을 놓고 전쟁을 벌인다. 여기서 승리한 영국은 해상 패권을 장악하고 기축통화를 은에서 금으로 바꾸는 금본위제를 채택하게 된다.

10%의 마법

영국이 금본위제를 택한 것은 경제 패권을 독점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기축통화인 은을 금으로 바꾸려고 해도 금의 유통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문제였다.

영국은 1694년 영란은행을 설립하고 '금보관증 제도'를 도입해 금 부족 문제를 단숨에 해결한다. 이 제도는 말 그대로 금 소유자가 금을 은행에 맡기고 보관증을 받는 시스템이다. 영란은행은 금을 은행에 보관하면 금보관증 10장을 발행했다. 이 제도를 바탕으로 영란은행은 시장에 막대한 통화를 공급한다. 영란은행은 이른바 10%의 마법으로 실제 금보다 10배가 넘는 화폐를 발행하여 엄청난 부를 창출하게 된다. 하지만 10%의 마법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는데, 금을 보유한 모든 사람이 동시에 금을 찾으러 오는, 즉 뱅크런Bank Run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란은행은 뱅크런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금 보관증 제도를 고수했다. 현대 화폐 시스템의 시작으로 여겨지는 금 보관증 제도로 영국은 막대한 국부를 창출하는 이른바 '화폐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금본위에냐 은본위제냐? 미국 소설인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주인공 도로시는 미국의 대표적 농촌 도시 캔자스에 사는 전형적인 미국인을 상징하며 오즈는 금의 단위 온스ounce의 약자다. 또한 도로시가 여행한 노란 벽돌길은 금본위제를, 도로시의 소원을 이루어준은 구두는 은본위제를 의미한다.

이 작품은 은본위제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풍자한 것으로 혼란스러웠던 당시 미국 사회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100년 남짓한 미국 화폐 역사가 응축된 금과 은의 전쟁. 결국부의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돈 싸움일 뿐이었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면적이 큰 나라 '러시아는 15세기 몽골 지배에서 막 벗어난 작은 나라였다. 모스크바는 블라디미르 수즈달 공국의 일부였으며 러시아 내에서도 그다지 비중 없는 도시 중에 하나였다. 그러다 16세기 유럽 상류층에서 모피 광풍이 일어났고 모스크바는 모피 산업을 국가적으로 장려하면서 모피 수출을 통해 유럽시장을 장악해 나갔다.

모피가 인기를 끌자 모피가 급속히 고갈되었고 사람들은 황금알을 낳는 모피를 구하기 위해 척박한 얼음의 땅, 시베리아로 이주하면서까지 모피를 찾아나섰다. 또한 러시아는 모피를 세금으로 받거나 무역상에게 통관료를 부과했고, 당시 러시아가 모피로 거둬들인 수입은 러시아 전체 수입의 1/3이나 되었다고 한다.

모피 산업의 호황으로 알래스카까지 진출한 러시아였지만, 점차 모피의 경제적 가치가 줄어들자 1897년 알래스카를 미국에 720만 달러에 매각한다. 그렇게 러시아 모피 산업은 쇠퇴했고 한때 모피로 제국을 호령하던 러시아의 영광도 끝이 난다. 결국 러시아가 막대한 영토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인간의 욕망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다.

우리나라 연산군 9년, 부를 낳는 신기술이 등장한다.김감불과 장례원 김검동이, 납으로 은을 불리어 바치며 아뢰기를, “납한근으로 은 두 돈을 불릴 수 있는데, 납은 우리 나라에서 나는 것이니, 은을 넉넉히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불리는 법은 무쇠화로나 남비 안에 매운재를 둘러 놓고 납을 조각조각 끊어서 그 안에 채운 다음 깨어진 질그릇으로 사방을 덮고, 숯을 위아래로 피워 녹입니다." <연산군일기 - 연산9년 5월 18일>

조선의 두 기술자가 개발한 것은 '단천연은端川鍊銀法으로, 은광석에 들어 있는 납 등의 불순물을 끓는점 차이를 이용해 순수한 은만 추출하는 제련 기술이다. 단천연은법은 동서양을 넘어 당시 세계 최고 제련 기술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조선의 신기술 단천연은법은 중종반정으로 연산군이 폐위되자 적폐 대상으로 몰리게 되는데, 중종은 즉위하자마자 연산군 지우기에 나서고,. 적폐 청산과 사치풍조 척결을 내세워 은광 개발을 금지시킨다. 그렇게 선진 기술인 단천연은법은 빛을 잃고 만다. 조선의 기술자들은 이 기술을 가지고 바다를 건너 일본으로 넘어가 일본은 16~18세기 세계 은 생산량의 3분의 1을 생산하게 된다.

이전 07화 반 미친 반도체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