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썼던 시
나는 천국에 다다를 거라는 말을
숨기기 위해서라도
옷매무새를 고치고
눈물을 눈꺼풀 아래에 비집어 넣습니다
당신은 사랑을 모르지요. 그러니 늘 이렇게 어설플 수밖에
서투른 나에게 깃털이 되어
게워내면 목이 따가울 테지만
깃털을 그냥 간지럽히기만 하지 않을까
당신이 끝날즈음에 생각합니다
날개는 꼭 날기 위해서만 존재하지는 않으니까
나는 당신의 붉은 토사물에서 깃털을 건져 올려
내 등허리에 꽂고
내 불결함이 되어 날갯짓을 주절거리다
결국에는 거절된 침묵일까요
당신밖에 없다는 말이 진부해진 어제의 오늘
마음을 죽이면 몸이 산대요 그러니 한 번쯤은
당신의 깃털이 얕게 꽂혀 흔들려도
내 가죽이 죽어가서 깃털은 떨어지고
너는 나를 증오한 채로 마지막이 될 테고
춤은 그제야 날개를 녹이고
초라한 장례식에 유언이, 네 구원을 바랐습니다
관에는 꺾어 넣은 날개가
맨살이 도드라진 나를 천천히 녹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