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불행을 누구보다 크게 비웃어보기.
알아요. 우리가 그럴 권리는 없다는 걸요. 그런데 그걸 누가 판단하나요?
가끔은 나도 그러고 싶을 때가 있다고, 골목에서 넘어진 아이가 까진 무릎을 붙잡고 울 때, 주식으로 돈을 날린 사람이 한숨을 내쉴 때, 목매달았던 시체를 보고 그 부모가 울 때. 사람들이 줄지어 건물에서 뛰어내릴 때.
그냥 나랑은 관련 없는 일이니까 하고 크게 웃어보고 싶어요. 그 사람들의 불행을 보고 기침이 날 때까지 비웃어보고 싶어요. 이러면 안 되는 것도 알죠. 내가 잘못된 것도 알지만. 우리 모두 어떤 사소하고 사악한 충동 따위를 가지고 산다고 생각해요.
난 더 이상 아무것도 보고 싶지 않아요. 아무것도 듣고 싶지 않고. 아무것도 맛보고 싶지 않아서. 아무것도 느끼고 싶지 않아서. 자리에 주저앉아 머리를 박고 울었어요. 그러다 누가 웃는 소리를 들었어요. 나를 보고 비웃는 게 아니라면서도 그렇다고 생각하고 싶었으니까. 그렇게 믿었어요. 다들 보고 싶은 것만 보잖아요. 이 정도는, 이 정도 사소한 거라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죠. 근데 아니더라고. 다들 아니라고 말하더라고. 그럼 나라도 되어줘야겠다 싶었지. 누군가의 물증이 되어주어야겠다고.
그래서 아픈 누군가를 비웃고, 슬픈 누군가를 비웃고 비아냥대고, 놀리고, 욕하고. 그만큼 그들 때문에 아파하고, 돌을 맞고, 비웃음 당했습니다. 당해도 싼 나예요. 그렇지만 다들 남 욕하는 걸 좋아하고. 그렇잖아요. 다들 그렇지 않다 해도 상관없어요. 나는 그렇게 믿을 겁니다. 사람들은 믿는 대로만 보니까. 반박은 수용하지 않습니다. 내가 보는 세상만이 진실인 거예요. 내가 보지 못한다면 그건 없는 거예요. 오늘도 부모를 잃은 아이를 비웃었어요. 눈물이 맺힐 정도로 웃어댔어요. 이제 그 아이가 비웃을 차례가 되면, 나보다 크게 비웃으라고 하세요. 내가 틀렸단 걸 증명하려 하지 말아요. 다들 그래요. 다들 그런다고.
남이 되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나는 괜찮아요. 그 사람들도 나를 모르니 괜찮다고 할 거야. 원래 그런 사람들이에요. 내가 편집증을 앓고 있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괜찮다고 했었으니까요. 그 시절에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대도, 그들이 내가 이런 사람인지 몰랐었대도. 이미 늦었습니다. 눈이 먼 노인을 비웃는 오후 여섯 시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