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좌충우돌 공부방 기획단계

연애할 땐, 왜 몰랐을까?

by 잉글맘

제2화. 좌충우돌 공부방 기획단계

연애할 땐, 왜 몰랐을까?


남편은 외향적이고 즉흥적, 도전적인 성격을 가졌다.

남편은 대학 졸업 후, 은행에서 1년간 일을 하다가 안정적인 삶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모험을 떠나왔다. 어릴 적, 가끔 작은 할아버지에게서 들었던 한국은 남편에게 상상할 수 조차 없는 미지의 세계였다. 작은 할아버지는 한국 전쟁에 참전하셨는데, 한국은 뼈가 시릴 정도로 너무나 추웠었고, 작은할아버지의 친구분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죽은 잔인한 곳으로 기억하셨다.


2006년, 남편은 미지의 세계로 용감하게 발을 내딛었다. 그것도 작은 아버지께서 아마도 전쟁에서 싸우셨을 곳. 고령에서 원어민 교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MBC 한국전쟁 70주년 기념 특별기획 땡큐 베태랑 프로그램 참여)


나의 성격은 철저한 계획하에 일을 꼼꼼하고 정확하게 진행하는 것을 좋아하며, 실수를 싫어하는 완벽주의적 성향이다. 내가 하는 일에 있어서 만큼은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욕심이 많은 편이다.


나는 외국인지원센터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크리스마스 파티를 기획하고, 진행을 맡고 있었다. 그때 남편은 내가 가르친 학생의 친구로 초대를 받아 파티에 오게 되었고, 유창한 한국어로 말하며 나에게 인사를 건냈다. 그게 우리의 첫 만남이었다.


그날 이후로 우리 둘은 친구가 되었다.

나는 결혼 생각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과 사귈 마음은 전혀 없었다. 나이가 5살이나 어리다는 걸 안 순간부터 맘 편하게 친구처럼 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가 친해질 수 있었던 계기는 둘 다 막 대학원 논문을 마쳤을 시기였고, 이주민의 문화적응도에 대한 동일한 주제로 썼기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런데, 사실 논문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고 싶어서 만나면 신기하게도 그 얘기만 빼고 몇 시간씩 여행, 취미, 노래 등 이야기를 나누다가 헤어진다는 것이었다. 집에 가서 늘 왜 논문이야기는 안했지? 생각하곤 했다.

늘 그 사람과 대화는 즐거웠다.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다. 친구로 오랫동안 지내면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점점 스며들고 있었다.


공부방 사업에 대해 논의를 하기 전까지 우리가 대화가 안 될거라는 걸 한번도 의심한 적이 없었다. 결혼하기 전까지 많은 문제들이 있었지만, 대화를 통해 잘 해결해왔었고 그 과정을 통해 사랑이 더 깊어졌었다. 그런데 같이 일을 하려는 지금, 내 앞에 있는 이사람이 내가 알던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나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오랜 고심끝에 둘 다 회사를 그만두고 공부방 창업을 하자고 제안했던 남편이지 않은가?


그에게 내가 그동안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했던 방식으로, SWAT 분석을 통해 기본적인 질문들을 던졌을 뿐인데 나에게 기겁하며 그런 질문들을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내 기준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을 하지 않는 그를 보며 무슨 생각으로 창업을 하려고 하냐고 물었더니, 당장 다음주부터 수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소리쳤다.


그래 자신감 하나는 있어서 좋군.


그날 이후부터 난 회의시간을 정해서 매일 2시간씩 의논하자고 제안했고, 최소 3개월 정도는 공부방 창업 준비기간으로 정했다. 그때부터 우리 부부의 관계는 삐그덕 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너무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이었고, 남편은 아이디어가 정말 많은 창의적. 즉흥적인 사람이었다.


우리 잘 할 수 있을까?


옆에서 태어난지 백일도 안된 딸 한영이가 배가 고픈지 울고 있었다.

내 마음도 울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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