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작가님들의 글을 읽다 보면 유독 마음이 가는 글이 있다. 글에 마음이 닿으면 자연스레 작가님이 궁금하고 알게 모르게 그분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글을 통해 그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어떻게 그 작가님의 글을 접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작가님은 어둠과 그 주위의 빛을 오가며 생기는 이야기들을 글로 쓰고 싶다고 본인을 소개했다. 빛과 어둠은 손의 바닥과 등처럼 두 개의 면같지만 늘 함께 하는 하나의 어떤 것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러웠던 나에게 그분은 빛과 어둠이라는 양 극단을 오가며 매우 힘들게 사는 분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글은 네다섯 편 정도가 올라와 있었고 그중 두세 편은 내가 작가님을 구독한 시점 전후로 올린 글이었다. 최근의 글일수록 자신의 생을 바라보고 받아들이려는 태도에 의욕과 열정이 느껴져 왠지 마음이 놓였더랬다.
몇 개의 짧은 글에서 내가 유추했던 건 작가님이 이삼십 대의 젊은 여자분이라는 것과 그 또래의 친구들보다 삶에서 더 많이 방황하고 더 많이 혼란스러워한다는 정도..
글에서 그의 마음이 고스란히 읽혀 나도 모르게 작가님이 어떤 터널 같은 데서 무사히 빠져나와 두발을 땅에 단단히 딛고 빛사이에 서있기를 바랬던거 같다. 모르긴 해도 그의 글을 구독했던 나 포함 다섯 명이 똑같은 마음이지 않았을까.
얼마 전에 그의 공간을 찾아갔는데 글이 모두 삭제가 되어 있었다. 무슨 일일까 싶었지만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많은 생각들이 요동치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그는 지금 어둠 속으로 들어가 있는 건 아닐까. 세상은 이렇게 눈이 부시게 밝은데.. 아니 어쩌면 저가 쓴 글에 부끄럼을 느껴 다시 거둬들인 것인 걸 지도 모르지.. 나도 그러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잖아.. '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문득 궁금해져서 내가 구독한 작가들 속에서 그의 이름을 찾아들어갔으나 그대로였다. 다시 그의 공간을 찾아가려다 이번엔 브런치스토리 홈에서 작가명을 검색했다. 그런데 작가명이 검색되지 않았다. 공간자체를 닫았던 거였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내가 구독한 작가명에는 그대로 있어서 몰랐을 뿐.
괜히 속이 상했다. 내가 응원했던 작가님의 글을 볼 수가 없다는 것도 그렇지만 조금 더 마음을 드러내 응원할걸.. 하는 후회가 컸던 탓이다.
혹시라도 우주의 기운을 타고 작가님에게 내 마음이 전달될 수 있다면 작가님 글이 작가님이랑 아무 연관이 없는 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걸 알았으면 싶다. 작가님의 삶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게 했다는 걸 안다면 작가님이 스스로의 삶을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도 있지 않을까..
작가님이 어디서 무얼 하든 건강하고 평온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