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오는 길
길가에 떨어진 나뭇잎이 하도 예뻐서 줍다 보니 한주먹이 되었다.
어떤 건 붉어서 이쁘고 어떤 건 노래서 이쁘고..
또 어떤 건 튤립 같아서 이쁘고 또 어떤 건 손바닥 만해서 편지지로도 이쁠 거 같고..
어쩌면 오늘이 나뭇잎을 주울 마지막 날일 수도 있겠다 싶다. 곧 진짜 겨울이 올 테니까.
며칠 전 가지고 있던 스프링 달린 작은 수첩을 넘겼는데 갈피에 넣어둔 나뭇잎이 아주 곱고 단정하게 말라있었다. 마침 옆에 있던 지인에게 건넸더니 정말이지 아이처럼 기뻐하는 게 아닌가.
엊그제 지인을 다시 만났을 때 불쑥 공책을 펼쳐 보여주기에 봤더니 ㅋㅋ 내가 준 나뭇잎이라며 자신이 주운 나뭇잎 한 잎과 함께 공책에 정성껏 붙여놨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그 나뭇잎으로 올 가을을 기억하게 될 거 같다고~~ 어쩌면 덕분에 나도 이 작은 기억이 두고두고 생각날지도 모르겠다.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색깔 고운 나뭇잎 한 잎 주워 아무에게나 건네보면 어떨까. 왠지 누구라도-책이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