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렵거나 불안할 때 마음이 편해지는 나만의 루틴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나는 내게 개인적으로는 불안이 많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냥 하루 종일을 버티고 나기 위해 갖춘 마인드셋을 적어보자면, 첫 번째는 '울며불며 가자.'이다. 유튜브 정혜신 TV에서 듣고 마음에 담아두었던 문장인데, '세상 사람들은 다들 자기 일도 너무 잘하고 멋지게 사는데 나만 불안하고 나만 두렵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다른 사람들도 힘들고 두렵지만 해내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떠올린다. 때로 세상이 나를 힘들게 하여도. 그래서 엉엉 울며 주저 않아 버리고 싶어도 '울며불며 간다.' 울어서 달라지는 것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인생의 진리라는 것을 몰랐을 때는 울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바보 같다며 참 많이 미워했었고, 그냥 주저앉아 울어버리고 나면 골치 아픈 것은 모두 끝나는 것인 줄 알았는데 둘러보니 남들도 다들 울 때도 있고 드러누워 있을 때도 있고…. 다만 그런데도 이겨내고 혹은 참고 버티고 살아가는 거더라. 내 감정을 부정하거나 나를 부족한 것으로 치부해 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나한테 온 감정 그 자체를 받아들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티고 해내고 심지어 잘 해내는 나를 기특하게 여기는 것에 집중한다. 이렇게 애쓰고 있는 '나'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것도 '나'이니 진심으로 온 맘 다해 응원해 줄 수 있는 것도 '나'뿐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 불안은 안도감이나 확신이 없을 때 오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바꾸고 싶은 것도 많고, 바뀌어야 한다고도 생각하지만 내 뜻대로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참 많다. 미국의 신학자 Karl Paul Reinhold Niebuhr가 말한 <평온을 비는 기도-Serenity Prayer>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주여, 제가 바꿀 수 없는 걸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함을 주시고, 제가 할 수 있는 것 바꿀 수 있는 용기와 그 둘의 차이를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타인의 비판, 너무 거대해서 무너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사회의 담론…그런 것들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그냥 평범한 평온함이 아니라 기도를 하면서까지 간절히 바라야 하는 평온함이 필요하다. 그런 바꿀 수 없는 것들로 오는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바로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걱정도, 불안도 모두 에너지라 이 에너지를 다른 곳으로 옮겨 부으면 걱정할 새가 없어진다. 흔히 이런저런 잡생각이 많을 때 운동을 하라는 흔한 조언의 이치와 같다. 빠르게 흐르는 시간이 두렵다면 다가올 미래를 위해 지금 이 시간에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고, 타인에 비판에 수도 없이 흔들리면 그 말을 씻어낼 만큼 나에게 위로를 건넨다. (물론 나에게 사랑의 말을 퍼부어 줄 다른 타인을 찾아가도 좋고:) 사회의 담론이 너무 커 막막하게 느껴진다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이들과 모여 아주 작은 일부터 시작해 보는 거다. 그러면 두려움보다 '어쩌라고 배 째'마인드가 장착되는 것 같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한 것에 대한 결괏값을 달게 받을 준비를 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