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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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자격증, 국가가 특정한 사람을 대상으로 특정한 자격이 있다고 인정하거나 어떤 활동에 대하여 면허를 발급하고자, 국가 기관이 맡아 행하는 시험을 통하여 주는 문서나 증서.
실기시험결과 온라인 발표시간 10:00,
제빵기능사 자격증에 도전한 지 이번이 3번째입니다. 필기시험을 한 번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한 지 벌써 7개월이 지났습니다. 오븐에서 막 구워낸 빵은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분들께는 죄송할 정도로 진정 맛있습니다. 열기와 향으로 후각을 자극하고, 매력적인 브라운 컬러의 깊고도 다양한 색상으로 눈을 즐겁게 하며, 마침내 입 안에서 느껴지는 부드럽고, 때로는 크리스피 하면서도, 쫄깃한 맛은 2~3시간의 공정과 기다림을 보상받고도 남습니다. 평소 빵을 즐겨 먹기도 하지만, 오랜 세월 동안 인간에게 먹을 것을 제공한 밀이 인간들이 개발한 수천 가지의 방식을 통해 다양한 빵과 과자로 재창조되는 것에 매료되어 언젠가 시간이 허락할 때에는 반드시 배우고 싶은 학습 리스트 중에 첫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시험당일, 접수한 한국산업인력공단 시험장에 도착하면, 사진이나 TV화면으로만 보던 보통 하얀색 제빵기능사 유니폼과 모자를 착용하고 시험을 봅니다. 먹을 것을 만드는 공정이라 위생이 중요한 항목이고, 당일 발표되는 과제의 작업과정과 결과물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채점결과가 일정점수 이상이어야 합격할 수 있습니다.
2개월 동안 학원을 다니며 20가지 과제에 해당하는 기능을 익히고, 공정을 외우고, 그 결과물을 강사로부터 평가받아 합격의 기준을 배웠습니다. 무엇이든지 새로운 것에 도전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휴일에 보강을 받아가며, 누구보다도 일찍 가서 준비하고 동영상도 찍어 돌려보며 눈과 머리로 익혔지만 손의 감각과 코와 눈으로 최적의 순간을 포착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정이었습니다.
첫 번째 실기시험은 어이없게도 설탕 계량을 하고 남아있는 많은 양의 설탕을 넣어버리는 실수를 해서 반죽도 못해보고 20분 만에 스스로 포기했었습니다. 처참했죠. 혼자 시험장밖에서 식은땀으로 번복된 옷을 갈아 입으며 스스로에게 많이 실망했습니다. 변명을 하자면, 생소한 시험장 분위기 때문인지 긴장을 너무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두 번째는 우유식빵 과제를 제출은 했는데, 무엇이 모자랐는지도 모른 채 기준점수에 미달되어 낙방이 되었죠. 세 번째 과제는 밤식빵이었는데, 토핑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과제이었으나 다행히 결과물에 스스로 만족스러워 합격을 기대했었고 합격했습니다.
기쁨보다는 안도감이 컸었던 것 같습니다.
이로서 서울시택시운전자격증과 제빵기능사 자격증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은퇴를 결정할 수 있는 기능자격 보유자 혹은 기술자가 부러웠습니다.
몇일 전에 우연히 <PD수첩_은퇴없는 나라>를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베이비부머 시대의 은퇴와 실상을 조명하고 있었습니다. 고도성장기, 민주화 주역, 외환위기를 겪은 우리나라 허리세대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현실은 '이중부양'의 상황에 놓여있는 이들은 70% 가까이가 73세까지 일을 해야한다고 답변했답니다. 가장 인기인는 자격증이 지게차 운전자격증이라고 하더군요.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하는 삶이 늙지 않는 비결이라고 합니다만,
자격과 더불어 수십 년간의 경력이 진짜 힘이 될 텐데, 이제 난 자격증 1년 차입니다.
이것으로 뭔가를 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