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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앤 Nov 15. 2024

우산의 서사

도서관에 오는 데 아이들이 우산을 돗자리를 삼아  앉아 간식을 먹었어요. 그리고 제게 안녕하세요 하고 말을 걸었어요. 그래서 저도  안녕 했지요. 우리는 소풍 왔어요 하고 또  말을 걸어와요. 그래서 저도 좋은 시간 보내라고 말했지요
도서관에 와서 바로 시 썼어요


우산의 서사




거꾸로 있어도
뒤집혀 있어도
하늘을 바라보고 있어도
배를 바닥에 깔고 있어도
큰일이 아니야


손잡이가 하늘을 향하든
땅바닥을 향하든
위로 잡든
아래로 잡든
큰일이 아니야

러닝스티치를
시계방향으로 하든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하든
위에서 아래로 하든
아래에서 위로 하든
큰일이 아니야

우산을 접은 채
펴지 못한 날이
기차처럼 지나가고 있어
무음으로
무향으로
질서 있게


비는 올까
언제?
그날을 위해  우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알까.

따뜻한 햇살이 좋아
우산을 마당에 깔 수 있다는 걸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아서
소풍 왔어요
눈 맑은 사람은 그렇게 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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