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급자족 Dec 14. 2024

극 I형 중학생 아들 키우기

오늘은 중학생 아들의 친구들이 집에 놀러 오는 날이다. 지난주 2차 지필평가가 끝나서 오랜만에 TV와 연결해서 닌텐도 게임 보드 게임을 한단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남편과 대청소를 했다. 나는 화장실 부엌 청소를, 남편은 베란다 방청소를 맡았. 무릎 꿇고 바닥을 구석구석 닦는 나에게 남편이 집을 파는 것도 아닌데 펜션을 만들거냐고 한다. 이 정도면 되었다고 그만 청소하다.


아들들이 자유롭게 먹을 소시지빵, 귤, 샤인머스킷, 과자, 콜라, 유산균 음료, 컵라면을 식탁 위에 올려두었다. "자를 한판 사놓을까"라고 물으니 충분하단다. 10시에 아들만 남겨둔 채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다. 초등 딸과 남편은 투바투 응원봉과 핫팩을 들고 여의도로 향했다. 


아들은 6학년 때 마스크를 끼고 지금의 지역으로 전학 왔다. 같은 읍면지역 시골이지만 조금 더 생활 편의 시설이 많은 도시에서 거주하기 위함이었다. 한 학년에 2 학급밖에 안 되는 학교에서 한 학년 12 학급인 대형학 새로운 적응 필요했다.


 극 내향형 아들은 마스크를 낀 채 전학 왔기에 기존 저학년 때부터 결성된 또래 무리에 끼기 어려웠다고 한다. 아들은 전학 와서 3개월 동안 말을 별로 하지 않았다. 쉬는 시간마다 좋아하지 않는 두꺼운 책만 읽었다. 반면, 같이 전학 온 4학년 딸은 첫날부터 친구들을 몰고 다녔다. 아들은 기질차이로 적응 어려했다.


여러 방안에 대해 생각했다. 먼저 가족이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주기로 했고, 부모가 합심하여 적응을 돕기로 했다.


그래서 세운 전략은 첫째, 스포츠 즐기는 아이로 키우기, 둘째, 학업 성적 특히 수학에 탁월성을 가진 아이로 키우기, 셋째,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주말마다 가족 여행 다니기였다.


스포츠는 한 운동을 마스타 할 때까지 레슨을 시키고, 마스타 하면 다음 운동으로 넘어가는 방식을 택했다. 건강한 체력을 만들어 주는 게 조금이라도 도움 되지 않을까 싶었다.


 6살 때부터 꾸준히 해오던 태권도를 그만두고 야외 인라인 강습-> 롱보드 강습 -> 4명 소그룹 수영 -> 볼링 레슨-> 지역 동호회에서 배드민턴 레슨 받기 -> 농구 레슨 순으로 시켰다. 남편과 내가 항상 운동하는 모습을 지켜봐줬다. 동생과 같이 시켰기에 즐겁게 배웠고, 운동하다 새로 사귄 친구들도 생겼다.


수학은 대치동에서 학원 원장을 하던 강사를 수소문해 3:1 선행과외를 시켰다. 그리고 지역 카페에서 학교 근처 수학학원들의 평을 조사했다. 원장의 인품이나 실력, 책임감 등을 판단하 학교 바로 앞 현행 학원을 끊어줬다. 남편이 왜 수학 학원을 2개나 보내냐 했지만, 수학자존감과 또래관계 형성을 위한 작은 전략이었다.


오늘 우리 집에 놀러 오는 친구들은 학교 바로 앞 현행 수학학원에서 친해진 친구 4명이다. 같이 서울 여행도 가고, 시험 끝나면 찜질방도 갈 정도로 친해져서 다행이다.


1년 뒤 입학할 고등학교는 한 학년 12 학급인 대형 사립고등학교를 염두에 두고 있다. 집 바로 앞에 공립고등학교가 있지만 10분 거리의 사립학교 기숙사로 넣어버리기 위해(!) 서서히 꼬시는 중이다.


아들 키우기는 어렵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