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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원한 나무 Nov 06. 2024

슈뢰딩거의 이별

슈뢰딩거의 이별    


           

상자는 너에 대한 나의 두 마음

나의 두 마음이 너를 향한 확률

    

너는 살아서 빛나는 파란 눈을 보지 못하고

죽어서 굳게 내리감은 눈꺼풀을 본다     


손을 넣어 등을 만져볼 기척도 없이

흔들어 깨워볼 겨를도 없이 너는,     


죽음을 쓰다듬는다

쓰다듬는다 죽음을     


그 순간부터 나는 고양이,

그에 걸맞은 이별의 자세가 된다          



      



시인의 산문)


간절해하는 것은 결국 삶이라는 것을 안다

절박은 누군가의 형틀이다     


어쩌면 이제껏 누려왔던 자잘한 행운들도

알 수 없는 은총이 아니라

번갈아 찾아든 가능성 때문이라고      


등을 쉽게 내보이는 체념이 아닌

그 확률에 기대어 두 손을 모으는 일이야말로

고양이를 살리는 일,   

   

문 앞에 놓여 있는 너의 상자를 본다

막다른 믿음 하나로

물 주는 심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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