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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원한 나무 Nov 25. 2024

더는 늦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십이월      



간격이 나무들을 줄 세웠습니다     


잎들 비워진 휑한 자리, 손 뻗으면

가 닿을 한 뼘 거리지만

제각각 수피를 떨구며

버짐의 시간을 견디고 있습니다     


한 걸음, 한마디 말이 부족해서

우리는 나무입니다

알 수 없어서 서로에게 가지를 뻗고

알 수 있어서 한없이 멀어지기도 하지만      


마주 보면서도 잎 흔들어

끝말 흐리는 우리입니다

무수한 혼잣말이 발등에 뿌려지고 내려앉아도

귀 기울여 듣지 못하는 나무입니다     


읽히고 싶은 말들은 바람에나 실려 가고

차가운 눈 속에나 얼어붙고

남는 건 성치 않은 몇 잎뿐      


바싹 마른 나뭇가지들이 웅성거리다  

배경으로 깔리는 십이월입니다


남겨진 몇 마디 말이  

마지막 달력처럼 공중에 걸려 있습니다

     

더는 늦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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