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나는 30대 4기 암환자다. 3개월만 살 수 있다?

첫 진단을 함께 했던 남자친구


2023년 5월 나는 위암 4기 진단을 받았다.

당시 내 나이 31

아직 젊고 이쁘고 빛나야 할 시기에 모든 게 다 스톱.

모든 게 다 거짓말 같았고 몰래카메라 같아서

믿어지지 않았고 눈물도 안 나왔다.


혼자서 검사결과를 듣고 부모님보다

가장 먼저 생각이 난 나의 남자친구

전화를 걸어 들려오는 수신음에 첫마디를

뭐라고 꺼내야 할지 짧게 생각했다.

나 암이래!, 나 3개월밖에 못 산대!...등

짧은 시간에 수백 수만 가지 생각들이 떠올랐다.


남자친구 : 여보세요? 뭐래? 괜찮대?


폭풍 질문을 날리며 걱정스러운 목소리에

마음이 너무 아프고 찢어질 거 같았다.

나 암 이래... 그것도 4기라서 3개월 정도 본대...

남자친구는 놀라서 한동안 말이 없었다.


남자친구 : 우선 너무 걱정하지 말고 집에 얼굴 보고 이야기하자. 알겠지? 너무 걱정하지 마.


진단받고 병원에서도 안 울었는데

왜 남자친구 목소리만 들었는데

눈물이 미친 듯이 흐르는지..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서 평소와 다를 거 없이

집 청소를 하고 씻고 남자친구를 기다렸다.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신발을 벗어던지고

들어오는 남자친구와 눈이 마주쳤고

우리 아무 말 없이 껴안고 한참을 울었다.


그 뒤로도 밥 먹다 울고 데이트 가서 멍 때리다 울고

가만히 집에서 서로 휴대폰 보면서 울고

참 많은 눈물을 같이 흘렸다.

나를 위해 이렇게 울어줄 사람이 있구나 싶을 정도로

많이 울고 많이 안아줬다.

참 여리고 착한 사람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

같이 미래와 행복을 그렸던 사람


난 참 나쁜 사람인 거 같았다.

이렇게 좋은 사람인데 행복하게 웃게 해주지 못할 망정

내 생각에 눈물만 흘리게 만들었으니..


우린 그렇게 울고 현실을 잊기 위해 웃고

또다시 울고 반복을 하고 그날을 보냈다.


그리고

지금은 벌써 1년 3개월이 지난 일이 되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