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단지 돌려봤나요.

구독자수를 늘리는 법-1 (전단지)

by 유영해

구독자수를 늘리는 법-1

Q. 대체 그 많은 돈으로는 무얼 하시나요?

A. 자유. 자유를 사고, 내 시간을 사요. 그게 가장 비싼 거죠. 인세 덕에 돈을 벌 필요는 없게 됐으니 자유를 얻게 됐고, 그래서 글 쓰는 것만 할 수 있게 됐죠. 내겐 자유가 가장 중요해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인터뷰 내용이다. 작가가 되길 원하는 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미래가 아닐까. 경제적 불안 없이 좋아하는 글만 쓰는 삶이라니, 상상만 해도 흐뭇한 미소가 떠오른다. 물론 여기에는 조건이 따른다. 일단, 글을 잘 써야 하고, 잘 써서 만든 책이 잘 팔려야 한다. 글을 적는 거야 문인들의 운명이라고 해도 지금은 자기 PR의 시대다. 책을 홍보하는 것까지가 저자의 임무인 셈이다.


그럼, 여기서 출판사에 보내는 출간기획서의 목록을 살펴보자.


1. 도서 제목

2. 저자소개

3. 기획의도

4. 책의 개요/콘셉트

5. 내용 요약

6. 타깃 독자층

7. 목차

8. 기획의 특징 및 차별성

9. 비교 도서

10. 홍보 방안


항목은 더 길어질 수도, 짧아질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여기서 3, 6, 8, 9, 10번 다섯 가지가 마케팅과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전체 출간기획서의 반이 홍보와 관련이 있다는 건, 그만큼 출판사에서는 '이 책이 팔릴 것인가?'에 중점을 두고 제안서를 살펴본다는 얘기다. 고로 작가를 꿈꾸고 있다면 자신의 글을 선전하는데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 이는 브런치라면 독자수, 밀리의 서재라면 밀어주리를 늘리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자, 그럼 나는 어떤 방법을 시도해 봤는지 공개하도록 하겠다... 만, 평범한 건 재미가 없으니 가장 삽질한 기억부터 가져오도록 하겠다. 경우에 따라서는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은 바로 포스터를 만들어서 아는 가게에 뿌리는 것이다. 나는 그래봤자 단 두 곳에 돌렸지만...


급조한 것치곤 괜찮은 느낌....?


누누이 얘기하지만 세상이 참 좋아졌다. 'Canva'에 들어가면 이 정도 포스터는 눈 감고도 만들 수 있다. 'QR리더' 앱으로 생성한 QR코드까지 붙이면 긴 설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이 포스트를 어디에 줬을까. 오래전부터 활동하고 있는 책모임이 있다. 한 달에 두 번 온라인으로 만나고 있는데, 한 번씩 오프라인 모임을 가지는 독립서점이 있다. 나는 첫 번째 타깃으로 이 서점을 골랐다.


Canva 모바일 버전. 왼쪽 삼선 누르고, 추천 디자인 기능 누르고, 마케팅에 전단지로 들어가면 무료 템플릿이 수두룩~~~하다.


때는 무려 탄핵선고일이었다. 어째서 이날로 정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즉흥적으로 포스터를 만들고 충동적으로 외출을 감행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유튜브 생방송을 보면서 마음을 졸였다. 주문과 함께 신이 나서 소리를 질렀던 기억이 난다. 가방에 넣어둔 포스터를 꺼내 들고 달랑거리는 손으로 서점 문을 열었다. 밝은 표정의 점주와 담소를 나눈 후, 용건을 꺼냈다. 인심 후한 책방 주인은 흔쾌히 포스터의 진열을 허락했다. 더불어 해당서점 카페에 광고글을 올려도 좋다는 말씀까지 해주셨다.


뿌듯한 마음에 그 동네 독립 서점을 살펴보니 멀지 않은 곳에 한 곳이 더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내친김에 가서 사정을 말씀드리고 포스터를 내밀었다. 일면식이 없던 곳이라 처음에는 당황하시던 사장님도 게시를 허락해 주셨다. 감사한 마음에 두 서점에서 책을 한 권씩 구매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 경복궁 교차로에 계시던 분들의 응원을 조금이나마 나눠 받은 걸지도 모르겠다. 오오.. 원기옥이여..


친분이 있는 가게가 있다면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아파트 게시판에 부착하는 방법도 생각해 봤지만, 나의 경우는 아랫집 때문에... 불가능했다... 도서관 앞에서 포스터와 먹을거리를 들고 광고하는 방법도 고려해 봤다. 과자만 사고 실행에 옮기진 못했다. 아무튼 이래저래 머리를 굴려봤다는 소리다.


집에서 뒹굴고 있는 과자들. 방금 까서 하나 먹어보았다. 맛은 있군.


오프라인으로 내 글을 광고한 건 이게 전부다. 가장 비효율적이고 돈도 들었다. (책 2권 구입도 광고비로 친다면 말이지만.) 하지만 여건에 따라서는 가장 효율적이고 확실한 전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직접 발품을 팔기에는 부끄럼이 많았던 한 사람의 경험담이었다.




* 라이킷/구독/밀어주리/댓글로 초보 작가의 자동차는 충전됩니다. 감사합니다!

https://millie.page.link/DAUs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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