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면서 부부사이가 좋아진 비결
육아를 전쟁이라고 빗대는 것이 썩 내키지는 않지만, 쌍둥이 육아는 확실히 전쟁 같은 순간이 있다.
아기1 먹이는데 아기2 울 때.
아기2 배변을 치우는데 아기1 게울 때.
아기1 안아주니 아기2도 안아달라고 할 때.
전쟁같이 휘몰아치는 순간이 하루에도 몇 번씩 있다.
아기들 울음소리에 눈 뜨는 새벽, '아, 다시 전쟁이 시작됐구나' 읊조렸던 날도 어렴풋이 기억난다.
남편이 오늘도 서둘러 일어난다.
두 명의 아기 적군(?)의 포효를 아내가 듣지 못하게 하는 것, 아내를 더 재우는 것이 사명인 남편이다. 닌자처럼 쌍둥이 아침 산책을 준비하는 그의 몸놀림이 저 멀리서부터 느껴져 나 역시 벌떡 일어나게 된다.
전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내 편을 '엄호'하는 것이다.
살아남겠다는 의지보다 '살리겠다'는 의지다.
아군의 극진한 엄호를 받는 이도 가만히 있질 못한다. 그 마음 꼭 갚아주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어진다. 그렇게 우리 팀은 기어이 살아남게 되는 것이다.
전쟁에서 살아남기,
때로는 적군을 상대하는 것보다 아군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 묘책이 될 때도 있다.
그래서 최근 '열심히 하자' 보다 더 자주 되뇌는 말,
살린다.
반드시 살린다.
살린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