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버드대학교 중간고사

멍곰이 이야기 시즌 2 - 8회

by 글 쓰는 멍

멍곰이는 조금씩 학교에 적응을 했어요.

은실이와도 약간은 불편한 관계이지만 친해졌어요.

과자 공장을 한다는 몽실이하고도 친해졌습니다.


개버드대학교는 보통 사람들이 다니는 학교처럼 시험을 쳐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쳐요.

멍곰이는 꼭 장학금을 받아야 합니다.


중간고사를 일주일 앞두었어요.

친구들과 멍곰이는 시험공부를 하느라 정신이 없어요.

심지어 멍곰이는 잠도 줄이고 공부를 하고 있어요.

장학금을 꼭 받아야 하니까요.


그런 멍곰이도 의아하게 생각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허은실'

바로 멍곰이와 절친이 되고 있는 룸메이트예요.

은실이는 공부를 전혀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멍곰이가 책을 펼치고 모르는 걸 물어보려고 하면

막 ~~ 도망쳐요.

방에서도 멍곰이가 책을 보여주면 밖으로 뛰쳐나갑니다.


'시험 기간에도 공부하지 않는다는 건

시험에 자신이 있다는 건가?

아니면 시험을 잘 치지 않아도 된다는 건가?

장학금을 받아야 하는 나로서는

어느 쪽으로든 부러운 일이야.

공부하지 않고 시험을 잘 쳐도 부럽고

공부하지 않아서 장학금을 못 타도 된다는 것도 부러운 일이잖아.

시험 기간에 꼭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나로서는 다른 세상일인 것 같아.'


공부하지 않는 친구는 한 명 더 있었어요.

범돌이였어요.

범돌이도 책조차 보지 않고

매일 음악을 듣고, 놀고, 자유로운 생활을 즐겼어요.

범돌이와 같은 방을 쓴다는 몽실이는

멍곰이와 은실이에게 말했어요.

"글쎄 범돌이가 방에만 들어오면 나보고 놀자고 하는 거야.

내가 공부하는 걸 막 방해하고,

일부러 그러는 건지.

계속 게임을 해서 나도 놀고 싶게 만든다니깐.

내일이 시험이니 오늘은 기숙사에 늦게 돌아가고

도서관에서 공부할 거야.

범돌이와 같은 룸메이트가 되면 절대로 공부할 수가 없어."


멍곰이는 은실이가 없을 때 은실이 이야기를 몽실이에게 했어요.

"범돌이와 은실이 둘 다 시험 포기했나 봐!"

하면서 몽실이는 깔깔거리고 웃었어요.

멍곰이도 웃었어요.

하지만 왠지 불안함이 엄습해 오는 것도 사실이에요.

내일이면 시험이고 멍곰이는 꼭 장학금을 받아야 하니까요.


드디어 시험 날

라떼교수님께서 들어오셔서 시험지를 나누어 주세요.


여기서 잠깐

개버드대학교 시험은 전 과목이 2시간 동안 하루에 다 치러져요.

정말 열심히 풀어야 좋은 성과가 있다는 것과

그 시간이 지나면 기말고사까지 자유의 시간이 온다는 거예요.


시험지가 앞에 놓이고

장학금이라는 불안감을 늘 품고 있었던 멍곰이는

손이 너무 떨려옴을 느낍니다.


'안 되겠어.

너무 욕심을 부리면 일이 더 틀어질지도 몰라

난 열심히 했잖아

지금은 마음을 비우고

그냥 평소에 알아 왔던 지식을

나만의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거야.

내 머릿속에 나비들이 살고 있고,

그 생각 나비들을 하나하나 날려 보낸다고 생각하자

그러다 보면 서술형은 좋은 글들이 써지고

난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창가 쪽에 있는 멍곰이는 따뜻한 봄날 밖의 흐트러진 꽃들을 보며

안정을 찾고 조용히 풀어 나갑니다.

멍곰이의 표정이 아까와는 다르게 사뭇 평온해 보입니다.


시험을 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어요.

중간고사 성적 발표일이 되었어요.

전체 과목을 합산한 점수와 등수가

학교 1층 교무실 옆 게시판에 게시가 된다고 해요.

10시가 되자 학생들은 게시판으로 우르르 뛰어갑니다.

멍곰이는 불안해요.

'만약 내가 장학금을 받지 못한다면 학교를 그만두고 나가야 하는데,

학교를 그만둔다고 해도 다시 집으로 갈수 있을까? '

게시판에 글들이 보입니다.

전교 30명의 학생 중

3명에게만 주는 장학금


1등 허은실

2등 멍곰이

3등 범돌이

......

30등 몽실이


멍곰이는 다행히 장학금 대상에 들었어요.

하지만 학교가 떠들썩했습니다.

공부하지 않았던 은실이와 범돌이의 성적이 화제가 되었고,

정말 열심히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한 몽실이가 꼴찌를 했다는 사실에

친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어요.

공부하지 않아도 1등을 할 수 있다는 소문이

서서히 학교를 감싸게 되었습니다.


"나는 열심히 공부해서 겨우 2등으로 장학금을 탔는데,

은실이와 범돌이는 공부하지 않았는데도 장학금을 타다니

어쩌면 세상이 불공평한 것 같기도 해.

왜 난 모든 게 쉽게 이루어지는 일이 없는 걸까?

저 친구들처럼 나도 공부하지 않아도 장학금을 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개버드 대학교 학생들은 그때부터 책을 보지 않기 시작했어요.

멍곰이만 빼고요.

은실이의 1등을 이상하게 생각한 멍곰이는

수업 시간에 은실이를 관찰했어요.

은실이는 수업 시간에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교과서를 한번 쭉 흩어보았어요

그리고는 책을 덮었죠.


"은실아 너는 책을 한 번만 읽는 거야?"

"책을 한 번만 읽지 두세 번 읽냐?"

은실이의 오묘한 표정이 괜히 신경이 쓰여요.

"은실아 너는 천재인 것 같아.

한 번만 읽어도 시험을 잘 치니 말이야!

난 10번 넘게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모를 때가 많거든?"


"멍곰아 내 비밀 하나 알려줄게.

난 한 번만 봐야 머릿속에 다 저장이 되어버려.

그런데 두 번 세 번 보면 날아가 버려.

정말 아무 생각이 안 나

우리 할아버지도 그러셨고.

아빠도 그랬고,

엄마 말로는 우리 집안이 그런 마법에 걸린 것 같다고 해.

어쩌면 좋은 것 같지만 멍곰아 잘 생각해 봐.

예를 들어서 내가 실수로 책을 한 번 이상 보기만 하면

열심히 했는데도 시험을 망치게 되는 거라고."

"그래서 저번에 내가 모르는 문제 가르쳐 달라고 했을 때 흥분했었구나!

두 번 보게 되니까."


멍곰이의 착한 눈에 잠시 음흉한 미소를 띠었어요.

'뭐야 그럼 시험 기간에 은실이가 잘 때

은실이는 눈을 뜨고 자니깐

보여주면 내가 1등을 할 수 있다는 건가?'


멍곰이는 과연 은실이가 잘 때 책을 보여줄까요?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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