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관성

조직의 사고방식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by Hairbandman

대현자의 소문을 듣고 대기업의 회장이 찾아왔다. 대현자는 마침 커피를 마시는 중이었다.


대기업 회장은 대현자의 앞에 와서 자리에 앉으며 밝은 표정으로 농담을 했다.


"대현자께서는 커피를 드시는군요. 저는 건강에 좋은 녹차나 홍차를 드실 줄 알았습니다."


대현자는 말없이 카페라테를 마시다가 한마디 했다.


"몸 건강에 좋은 차도 있고, 마음 건강에 좋은 차도 있죠."


회장은 대현자의 대답을 듣고 자신의 실언을 느끼며 사과했다.


"제가 실수를 한 거 같습니다. 농담으로 한다는 말이 이상하게 나왔네요."


대현자는 웃으며 말했다.


"사과라니 무슨 말씀입니까. 차라고 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건강을 의미하고, 누군가에겐 즐거움을 의미하죠. 생각의 차이일 뿐입니다.


회장님께서는 오히려 저의 관점에 따라 자기의 관점을 놓을 줄 아시니, 사업에서도 그 유연성으로 크게 성공하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세상과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변화할 줄 아시니 말입니다."


회장은 고개를 숙였고, 대현자가 이어 말했다.


"큰 회사의 회장님께서 여기 오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뭐 물어보실 말씀이 있나요?"


회장은 대현자를 향해 질문을 했다.


"회사의 경쟁기업이 있습니다. 아주 오래된 1등 기업이죠. 그런데 항상 저희보다 한 발 빠르게 움직이고 매출도 두 배나 더 많아서 도저히 그 회사를 넘을 수가 없네요. 어떻게 하면 그 회사를 넘을 수 있겠습니까?


사실 저희 회사는 1등인 그 회사의 제품을 베껴서 파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그 때문에 카피전문회사라는 오명을 갖기도 했죠. 그런데 1등 회사의 좋은 아이디어를 무시할 수도 없고 돈이 보이니 자꾸 따라 하게 되네요.


그런데 이제는 그런 한계를 벗어나 보고자 여기 찾아온 것입니다. 이것에 대한 해결 방법은 없겠습니까? 해결 방법을 부탁드려 봅니다."


대현자는 신중한 표정으로 천천히 말했다.


"현재도 아주 잘하고 계신 겁니다. 기술도 자산도 부족한 상태에서 2등까지 오셨으니까요. 사실 2등도 대단한 겁니다. 2등 하기도 얼마나 어려운데요. 그래서 지금은 돈을 많이 벌어서 회사도 굳건히 자리를 잡지 않았습니까? 저는 훌륭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대현자는 말을 하다가 잠시 멈추었다. 회장은 이어지는 말을 듣기 위해 귀를 쫑긋 세웠다.


"그런데 말이죠, 1등을 하려면 회사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갈아엎어야 하는데 그것이 가능하겠습니까? 잘못하면 지금까지 잘하고 있던 부서와 운영방식들까지 모조리 흔들리고 말 겁니다. 안정적으로 해오던 회사가 위험해질 수 있는 거죠."


회장은 그 소리에 어두운 표정이 되었다.


"그러면 언제까지나 2등으로 만족해야 한다는 건가요? 저는 1등을 할 수 있는 그릇은 못 되는 것입니까?"


대현자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아닙니다. 그러나 정말로 1등 회사를 만들려고 하신다면 말이죠.


지금의 회사는 그대로 두고 미래지향적인 분야에 새롭게 작은 회사를 하나 만드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새로운 회사에 1등 회사의 인재와 국내외의 인재들을 스카우트해서, 새로운 조직으로 도전하시는 방법이죠.


그리고 새로 만드는 회사의 목표는 국내 1등 회사가 아니라, 세계 1등을 넘는 것을 목표로 하십시오."



회장은 대현자의 이야기에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현자는 말을 이었다.


"지금의 회사는 1등을 베끼고 따라가는 모방을 잘하는 것이 성공의 공식으로 굳어있습니다.


이는 기업문화가 되어있고, 회사 내 리더들생각과 조직운영 방식이 2등의 방식으로 굳어져 있다는 뜻이죠. 그것을 갑자기 바꾸려고 하면 회사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고 무너뜨릴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수익성과 안정성은 당연한 것이 아닙니다. 자칫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더 많을 수 있죠. 그것은 큰 모험입니다.


그러니 1등을 하려면 새롭게 회사를 세워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최고를 지향하는 사람을 찾아 사장과 주요 조직의 리더로 임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들로 하여금 최고의 목표를 갖고 이를 달성할 수 있다고 믿으며 추진력을 발휘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죠. 그런 생각으로 도전하는 사람들만이 최고가 될 수 있고, 최고가 되어서도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이것이 잘되면 새로운 회사가 지금 회사의 규모를 훨씬 더 추월해 버릴 겁니다."


회장의 얼굴이 순간 확 밝아졌다.


"무슨 말씀인지 잘 알겠습니다. 현재의 회사를 바꾸려면 위험이 너무 크고 잘 벌리고 있던 수익까지 위험해질 수 있으니, 새로운 회사를 세우고 그 기업이 자리 잡을 동안 현재 회사에서 번 돈으로 그 회사를 잘 뒷받침하면 되겠군요.


이렇게 방향을 잡아주시니 길이 잘 보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대현자는 공손하게 말을 이었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감사히 여기고 소중히 지킬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그것을 잃지 않죠.


물론 그러면서도 과감하게 새로운 도전은 해야 하는데, 그 둘의 균형을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꼭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회장님께서 새롭게 만드는 회사의 사장을 일단 임명하시고 나서는, 일체 간섭을 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보고만 받으시고 간섭을 최소화하는 거죠.


믿고 맡길만한 사람을 골라 사장으로 임명하신 후에는 사업에 전권을 주십시오. 그리고 회장님은 후원만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사람은 자기가 살아온 분위기인 생각의 관성에서 벗어나기가 힘듭니다.

2등과 모방의 분위기에서 살아온 사람은 생각하는 방식까지 그렇게 되어있지요.


회장님께서도 그것을 통해 성공했으니 본인의 생각과 판단을 철석같이 믿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판을 바꾸려면 새로운 분위기와 진취적 생각을 가진 도전적이고 새로운 팀이 간섭받지 않고 해 나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는 겁니다.


1등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그들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열정을 불살라야 1등이 될 수 있습니다. 젊은이들에게 기대를 하고 젊은이들이 일을 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요.


1등을 목표로 하고 향해가는 사람은 지금은 꼴찌라고 해도 언젠가는 1등이 될 가능성이 있지만, 2등에 만족하고 안정을 지향하는 사람은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최고의 위치에는 도달할 수 없는 법입니다. 오히려 2등도 유지하기 힘들죠. 이것은 겸손과는 다른 의미인데요.


겸손하지 않으면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 없기에 성공은 힘들어집니다. 설령 성공을 해도 한순간에 무너지기 쉽고요.


그러니 일관되게 1등을 추구하면서도 언제나 겸손과 감사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무너지지 않고 성공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회장은 공감의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참 중요한 말씀이네요. 저 자신부터 돌아보고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1등의 마음자세부터 겸손과 감사까지, 참 중요하고 좋은 말씀을 들었습니다. 앞으로 종종 뵙고 도움을 받고 싶습니다."


대현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언제든 오시면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범위에서는 성의를 다해서 도와드리겠습니다. 제가 드리는 말씀을 잘 받아들여주시니 감사합니다. 언제든 오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