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명랑한 수영

동네 수영장의 좁은 길

by 노래

회사든 집에서든 꾸벅꾸벅 졸 때가 있다.


나를 보고 남편은 수영을 매일 하면 피곤하니 주 3회가 적당하다한다. 그 외 시간에는 근력운동해야 체력이 좋아진다며 충고한다.

유튜브에 의사가 나와서 매일 수영하면 염소 성분 때문에 머리가 빠지고 피부 트러블이 생겨 급노화가 오니 주 2-3회가 적당하다 한다.


그런 이야기들이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한 번씩 들 때도 있다. 안 그래도 요즘 내 머리는 뻣뻣한 빗자루가 되어 푸석하니 윤기도 없다. 수영장 샴푸 사용해 봐도 개선되지 않는다. 얼굴도 수영하고 나서 급노화가 온 것 같고, 피부가 탄력 감소로 주름이 생긴 것 같다. 더 노화 오기 전에 줄이든지 그만두어야 하는 건 아닐까? 물에서 운동하는 에너지 소비량에 비해 살도 안 빠진다. 수영하면 살 빠질 줄 않았는데 그것도 아니다. 등교로 나를 필요로 하는 애들도 있고, 나도 출근해야 되는데 아침이 너무 바쁘고 고생스럽다.


요즘 나는 수영의 안 좋은 점을 찾고 있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하면, 이유를 만들어 수영을 적게 하든지 그만 두든지 하고 싶은 거다. 누군가 거기에 맞장구 쳐주면 진실이 되기를 바리고 있는 중일수도 있다. 누가 나보고 왜 그만두었냐며 관심 가져줄 사람도 굳이 없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할 것이다. 그런데 왜 나는 굳이 이유를 찾아 나를 설득시키려고 할까?



포기하자니 마무리 못한 게 아쉽고 계속하자니 힘들다. 목표가 없어졌다. 전문용어로 슬럼프다.


그냥 배우면 물에 둥둥 떨 줄 알았고 그냥 팔 돌리면 팔이 잘 돌아갈 줄 알았고. 발 차면 쭉쭉 앞으로 나갈 줄 알았는데 그냥은 절대 없나 보다. 한 동작 동작마다 노력과 수고가 축척되어야만 형태를 갖춰 실력이라는 모습으로 나온다. 실력이라는 옷을 입기까지 참고 노력하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실력을 좁은 길이라 혼자 정의했다. 초급반에서 함께 배웠던 동기들의 모습은 여기서는 더 이상 볼 수 없다. 모두 그럴듯한 합리적인 이유를 대고 사라졌다. 끝까지 남아서 원하는 목표를 위해 이곳에 있는 나는 좁은 길에 있는 게 맞지 않나? 동네 수영장의 좁은 길에있다.

나는 지금 계속 좁은 길로 갈 것인지 동기들 따라 넓은 길로 갈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순간에 왔다.


"선생님 언제쯤 잘하게 될까요? 나도 저 사람들처럼 될 수 있을까요?" 고급반의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수영을 보면서 부러워움이 올라온다.

"다른 사람과 비교 말고 본인 페이스에 맞춰 꾸준히 하면 됩니다. 돈, 시간, 노력을 꾸준히 투자해야 합니다. 특히 시간입니다. 시간이 찰 때 실력이 됩니다. 전문가가 되려면 일만 시간의 법칙이 적용되잖아요. 3시간을 10년. 아니면 10시간을 3년 투자하면 전문가가 된다잖아요. 우리는 즐기는 수준이니 1시간을 3년을 투자해야 기본기가 나옵니다. 꾸준히 최소 3년 해보세요."


기본을 제대로 익히는데 3년이라!

한참을 생각하고 나름 심각하게 물었다.


"'그런데 선생님, 저 김여사분 몇 년 했을까요?" 낮은 목소리로 조용히 물었다.

그녀의 이상한 팔 꺾기와 호흡할 때 고개를 번쩍 드는 모습, 힘이 아직도 많이 들어가 푸덕 대는 모습을 선생님도 보셨다. 나의 질문에 그도 겨우 웃음을 참았다. "시간만 보낸다고 실력이 되는 게 아니고 바른 자세를 위해 끝없이 수정하고 노력해야 해요.'" 말하다 웃고 참을려다가 웃는 모습이 웃어워 우리 모두도 빵 터져 웃었다. 김여사만 모르고 우리만 웃으니 더 웃으웠다. "노력 안 하고 개선 안 하고 남 말도 안 듣고 고집부리면 4년 5년 되어도 실력 안 늘어요. 고집을 버리는 것도 실력의 한 부분이에요. 바른 자세로 노력하면서 3년입니다. 수업, '크크, ' 여기까지 , '으크크크', 입니다.!"


선생님이 겨우 웃음을 참으며 마무리했다.



3년도 사람마다 다른 깊이와 무게가 될 것이다. 어떻게 3년을 보내느냐에 따라 같은 장소에서, 같은 수업을 들어도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우리를 웃게 만든 김여사의 존재와 넓은 길로 갔는지 좁은 길로 갔는지는 다음 호에 이야기하겠다. 내 글을 기다리는 손가락 안에 드는 고마운 구독자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