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알맹이를 좋아한다.
나는 알맹이를 좋아한다.
음식이든 사람이든, 말이든
겉만 번지르르한 건 오래 남지 않는다.
알맹이가 있어야 진짜다.
음식에 알맹이가 없으면 그저 텁텁하고,
사람이 알맹이가 없다면 주관 없이 흔들릴 뿐이다.
말에 알맹이가 없으면 허공에 흩어지는 소리가 되고 만다.
광고도 다르지 않다. 아무리 화려한 색감과 최고급 모델,
눈을 사로잡는 기법을 총동원해도, 알맹이가 없으면 결국 속이 빈 강정이다.
광고를 하다 보면, 알맹이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트와 카피 같은 제작 직군에서는 겉모습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눈길을 끄는 그림이나 감각적인 키 메시지에만 집중하면서,
정작 중심이 되는 메시지는 비어있는 경우가 많다.
결국 그럴듯해 보이지만 진짜 의미는 닿지 않는,
일회성 영상들만 스쳐 지나간다.
이런 광고들은 소비자나 광고주에게 닿지 않는다.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끼리 모여
'그림 참 잘 뽑혔네'
'카피 기가 막히다'며 축배를 들뿐이다.
하지만 그들이 잊고 있는 것이 있다.
진짜 중요한 건, 광고가 누구에게 닿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당신이 광고업을 하려 한다면 알맹이를 찾는 연습이 필요하다.
알맹이를 찾지 못했다는 건, 결국 최종 목적지를 설정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목적지 없는 목표는 방향을 잃기 마련이다.
회의는 다음 회의를 위한 회의가 되고, 회의 때마다 목표는 다시 재설정된다.
결국 출발지에서 멀어져 돌아가기엔 너무 멀고, 도착한 즈음에 어쩔 수 없이 깃발을 꽂는다.
제대로 왔다고 믿고 싶어 화려하고 거대하게 성을 쌓지만,
성 앞을 지나는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
앞서 말한 대로, 알맹이를 찾는 일이 광고를 만드는 사람의 기본이자 본질이다.
그리고 그 알맹이를 키우는 건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일이다.
광고에서 진짜 필요한 이야기를 찾기 위해선 혼자만의 관점이 아닌, 다양한 시선과 경험이 필요하다.
각기 다른 생각의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역할을 이해하고,
무엇보다 공통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가장 큰 걸림돌은 누구나 각자의 관점을 지나치게 중요하게 여기게 된다는 점이다.
카피는 문구가 주제라고 생각하고 아트는 시각적 비주얼이 먼저라고 주장한다.
이 과정에서 방향성을 놓치고 각자의 길로 흩어지기 일쑤다.
이럴 때일수록 알맹이, 본질적인 목표를 다시금 중심에 두고
모든 팀원이 그에 맞춰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
모두가 같은 방법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볼 때,
비로소 팀의 존재 이유가 증명된다.
알맹이를 중심으로 맞춰지는 과정은 치열하다.
기획단계에서 수없이 부딪히고, 제시된 아이디어는 수없이 갈리고 다듬어진다.
그렇지만 이 과정을 통해 결국 하나의 목소리, 하나의 시선으로 집약된 하나의 기준이 탄생한다.
어떤 방식을 써서라도 소비자에게 다가가려는 치열한 고민과 연구가, 메시지 하나하나에 녹아든다.
그래야 단순히 화려하기만 한 영상이 아닌, 소비자의 마음에 닿는 의미 있는 광고가 된다.
완성된 광고가 세상에 나올 때, 그 영상은 더 이상 우리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는 알맹이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광고가 세상의 시선을 모으고,
그 속에 담긴 의미가 사람들의 마음속에 오래 남기를 바란다.
광고는 결국 지나가는 이미지나 문구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이 남기는 울림이, 소비자에게 닿고, 광고주에게 돌아가는 진정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이것이 광고인으로서 우리가 해야 할 진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