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 /프롤로그

미적지근한 건 싫어!

by 남희경

냉수를 들이켠다.

벙어리 냉가슴.

‘정신 차리고 일하자.’

벌써 이틀째다, 꼬박 밤을 새운 것이.

‘이제 적응할 때도 됐는데..’

빠져드는 것은 쉽지가 않다.

‘집중력 저하’

그런 것은 불면증의 흔한 부작용이었다.

돌이켜보면 그때부터였다.

불규칙한 리듬, 번쩍이는 신호음을 놓치고 말았다.

‘탕’

눈을 번쩍 떴다.

습관적으로 가슴을 움켜쥐었다.

벌써 세 번째 총알이었다.

꿈에서 습격을 당한 일.

휘발되는 연소와 함께, 소멸의 기억만이 방안을 뿌옇게 덮쳐온다.

실체 없는 공포가 나를 잠식한다.

마지막 순간, 나는 어떻게 해야 했을까?

오늘도 실패를 알리는 알람음과 함께 밖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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