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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nowfield Nov 15. 2024

수선화(水仙花)


살진 잎 푸른 병기 빈틈없이 무장하고

꽃샘추위 위세 따위 눈 부릅뜨고 막아서니

그 모습 제법 위풍이 당당하다


꽃망울 터뜨리자 눈부시게 고운 자태

순결한 듯 고고한 듯 아리따운 고개

청려(淸麗)한 미소 사방에 흩뿌린다


신선이란 이름처럼 신비롭고 초월하나

고운 제 모습 사랑한 죄 죽음으로 스러지고

물기슭 떠나지 못하는 한(恨)이 되었다


미워도 다시 한번 첫사랑은 끝이 없고

거울에 비춰보니 볼 때마다 다른 얼굴

아름다운 나르키소스는 없다


일그러진 입꼬리 미워 거울을 치워봐도

돌아서면 안타깝고 등 돌리면 애잔해지는

나의 삼라(森羅)한 잘못과 실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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