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외로움은 때로 몽상과 닮아 있다.
혼자 있는 밤, 벽에 기대어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현실이 아닌 다른 세계로 쉽게 건너간다. 나는 그곳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쓰고, 만나지 못할 사람들을 만나며, 이루어질 수 없는 꿈들을 만들어낸다.
그 순간만큼은 외로움이 아프지 않다.
오히려 달콤하고, 편안하며, 때론 황홀하기까지 하다. 혼자라는 사실이 오히려 몽상으로 향하는 문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결국 몽상도 혼자서 꾸는 꿈, 다시 말하면 외로움의 또 다른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
문득 스스로에게 묻는다.
“외로운 걸까, 아니면 그저 몽상하고 싶은 걸까?”
어쩌면 내가 외로움 속에서 헤매는 것은, 현실에서 얻지 못한 것을 꿈으로 이루려는 무의식적 열망일지도 모른다.
외로움은 고독한 현실이라면, 몽상은 아름다운 환상이다.
하지만 몽상이 끝나는 순간, 다시 현실이라는 외로움 속에 덩그러니 남게 된다.
이 둘은 서로 끊임없이 이어진 길 위에 놓여 있어, 결코 분리될 수 없는 나만의 내밀한 공간이다.
생각해 보면, 삶에서 가장 창의적인 순간은 혼자일 때 찾아왔다.
누군가와 있을 땐 감히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외로움 속 몽상에서는 너무나 자유롭게 피어나곤 했다. 그래서 외로움은 단순히 슬픔이나 고통이 아니라, 몽상을 품고 나를 키워주는 고요한 바다와 같다.
오늘도 나는 외로움의 끝에서 몽상의 세계로 건너간다.
어느 날은 현실이 너무 선명해서, 몽상 속으로 도망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리고 또 어떤 날은, 몽상이 너무 깊어서 다시 현실로 돌아오고 싶은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외로움과 몽상 사이를 오가는 이 여정이, 어쩌면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 두 세계를 계속 오가며, 나만의 이야기들을 하나씩 쌓아간다.
이제는 알 것 같다.
외로움이 깊어질수록, 몽상은 더 아름답고 풍성해진다는 것을.
그리고 몽상이 끝난 뒤 다시 찾아오는 외로움은, 더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이 아니라 새로운 꿈을 위한 설레는 기다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그렇게 나는 오늘도,
몽상과 외로움의 경계를 넘나들며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