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를 졸업하고 시내에 있는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버스로 한 시간을 달려야 도착하는 학교였다.
작은 시골 동네에서 벗어나, 각 구와 동네에서 모여든 수많은 학생들 속에 서니,
처음부터 긴장감이 흘렀다.
입학식 날, 나와 친구는 시골 출신 티를 내고 싶지 않았다.
머리에 힘을 주고, 교복은 유행에 맞게 줄여 입고, 눈가엔 살짝 화장까지 했다.
폼을 잡아야 주눅 들어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교문을 지나자마자 그 기세는 꺾였다.
교문 앞에는 선도부 학생들이 서 있었고,
교복 단속, 머리카락 검사, 화장 지적이 이어졌다.
선도부 선배들의 날카로운 눈빛은, 그저 동급생이 아닌 작은 교사의 권위 같았다.
“야, 교복 좀 제대로 입어라.”
“화장 지워. 담배는 안 가져왔지?”
첫날부터 그 눈빛에 기가 죽을 수밖에 없었다.
학생부 선생님들의 존재감도 달랐다.
중학교 때는 잡히면 혼나고 체벌받고 끝났지만,
고등학교에선 아예 시작부터 “찍힌다”는 느낌이 강했다.
교무실 앞 의자에 불려 다니는 일이 잦아졌고,
“넌 앞으로 문제아 명단에 올라가 있다”는 무언의 압박이 따라다녔다.
처음엔 무섭고 조심해야겠다 싶다가도,
곧 그 긴장 속에서도 오히려 더 눈에 띄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내가 어딘가 특별히 주목받고 있다는 착각은
방황을 멈추게 하기보다 더 깊이 끌고 들어갔다.
아이들이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가면,
환경이 달라지고 아이의 긴장감도 달라집니다.
새로운 권위 선도부, 학생부 선생님의 눈길 속에서
어떤 아이는 위축되고, 또 어떤 아이는 저처럼 괜히 더 반항적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내 아이가 괜히 찍히는 건 아닐까” 두려우실 겁니다.
그럴수록 아이와 학교 생활에 대해 더 자주 이야기를 나누셨으면 합니다.
교사의 시선, 또래의 눈빛 속에서 아이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들어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아이가 느끼는 외로움은 훨씬 줄어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