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耽羅 맛탐(Ⅱ)

by 한주
3박4일 맛집탐방


올레길 5코스 중 아름다운 南國의 해안절경을 간직한 남원에는 ‘큰 바위덩어리가 바다를 항해서 입을 크게 벌리고 우뚝 서 있는 언덕’이라 해서 붙여진 [큰 엉]이 있다. 이 코스는 금호리조트 옆 좌측 숲길로 재밌는 이야기와 아름다운 경관을 이루는 “올레길 산책로”가 1.5Km 정도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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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여행 중 금호리조트에 머물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곳 주차장에 잠시 주차를 한 뒤 “한반도지형 숲”을 찾아볼 수 있다. 가능하면 숲이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하고 동쪽으로 5분정도 걸어들어 가면 곧 숲길이 나오고 이 산책로를 따라 조금 더 걷다보면 한반도를 옮겨 놓은 듯 한 형상 숲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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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숲길의 등 뒤로 [한반도지형 숲]이 보이기 때문에, 갈 때는 무심코 지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정면을 보면 산책로를 둘러싼 가지들 사이로 한반도 모습이 나타난다. 이곳은 올레길 5코스에서 유명한 인증 샷 명소라고 하는데 나뭇가지들이 절묘하게 한반도 모양을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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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한반도 모양 안으로 푸르른 바다가 담겨있다. 인증 샷을 마치고 남원읍 방향으로 좀 더 나가다보면 탁 트인 서귀포 바다와 함께 “인디언추장 얼굴바위”가 나타난다. 암흑절벽에 부딪혀 하얗게 떨어져나가는 파도를 바라보다보면 멋진 풍광 이상으로 자연의 경이로움이 느껴지는 곳이다. ☞ 큰엉해안景勝地


023.jpg 큰엉 바위

올레길 5코스인 [한반도지형 숲]을 지나면 “호두암”, “유두암”으로 불리는 바위절벽을 볼 수 있다. 사나운 호랑이가 사냥하듯 입을 크게 벌린 모습인지 혹은 매의 구부러진 부리인지 보기에 따라 달리 보인다는 虎頭岩 밑에는 볼록 솟아오른 엄마가슴 젖꼭지처럼 튀어 오른 부분이란 乳頭岩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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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산책로]를 둘러본 뒤 저녁은 리조트 숙소에 머물며 올레시장에서 사온 꽁치김밥으로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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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사흗날, 숙소에서 45km를 달려 [송학산항 여객터미널]에 도착해 승선신고서를 작성한 뒤 11시경 “마라도”로 향했다. 배로 30여분 이동해 도착한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는 수평선이 가장 가까워 보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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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jpg 자리덕 선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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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남쪽으로 약 11km 떨어져있는 이 섬은 크기는 작지만 그 안에 담긴 풍경과 느낌은 왠지 색다른 하루를 선물 받는 느낌이었다. 11시 반 선착장서 내려 마라도 초입을 오르니 작은 골목길을 따라 카페와 식당이 즐비하다. 이곳을 지나면 바다 위로 펼쳐진 푸른 하늘과 가을억새가 탐방객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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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전체가 완만한 草地이기에 부담 없이 섬 주변을 둘러볼 수 있다. [자리덕 선착장]에서 계단을 올라 바로 앞 [교회] 가는 길을 따라가면 [마라도 성당]이 보이는데, 성당 앞 사방에 키 자란 가을억새가 가득 펼쳐있다. 성당뒤쪽 [등대]를 배경으로 억새 속으로 몸을 던져 인증 샷을 눌러댄다.


034.jpg 마라도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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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많이 불어서인지 억새가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은데, 지나가는 행객을 잠시 붙잡아놓기에 가히 손색없는 풍경이다. 가을바람조차 드센 마리도이기에 그만큼 억새도 소중해 보였다. 큰길 따라 용의 기세가 느껴지는 '웅비'라는 글씨와 함께 뒷면에 용이 그려져 있는 [통일기원비]가 세워져 있다.


038.jpg 통일기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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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뒤로는 [등대]가 올라있고 우측으로 조금 더 걷다보면 [국토최남단 표지석]도 둘러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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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독특한 매력 중 하나는 [원조 자장면 가게]로 방송 무한도전에 나오며 마라도 명소가 됐다는데 자장면에 톳과 홍합을 넣어 나온다. 이곳에 들러 [마라도 자장면]을 맛보는 것도 이 섬을 둘러보는 작은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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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jpg 원조 마라도 짜장면

섬 한 바퀴 돌아보는데 1시간 남짓 걸리며 서둘러 해안산책로를 돌다보면 차 한 잔 마실 여유도 주어진다. 망망대해 한가운데 작은 섬으로 불어오는 시월 바닷바람이 꽤나 매섭다. 당일치기로 돌아본 마라도는 특유의 거친 바람과 휘감기는 억새, 절벽아래 부서지는 파도소리에 가벼운 걸음으로 이어지는 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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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시 歸船에 올라 숙소를 거쳐 북제주 애월에 위치한 “우영담”으로 향해 15시경 늦은 점심을 들었다. 우영담은 부드러운 전복식감이 일품인 맛 집으로 [전복돌솥밥]과 [전복뚝배기]는 신선한 해산물의 깊은 맛으로 알려진 곳이다. 갓 지은 [돌솥밥]에 전복내장인 게우젓을 넣어 비비니 고소한 전복향이 그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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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우젓의 간이나 향이 세지 않아 많이 넣어도 짜지 않다. [전복뚝배기]는 전복과 홍합이 풍성해 국물이 얼큰하고 시원하며 소스에 찍어먹는 전복버터구이도 담백하다. 제주 애월에서 눈과 입을 즐겁게 할 맛 집을 찾는다면 우영담도 괜찮아 보인다. 애월 카페거리가 멀지않고 곽지해수욕장도 5분 거리에 있다. ☞ 제주시 애월읍 애월로 566 ☏ 0507-1341-0138


052.jpg 전복돌솥밥
053.jpg 전복뚝배기
054.jpg 전복버터구이

점심을 마친 뒤 16시경 애월 해안도로를 따라 [고내포구] 인근에 있는 족욕카페로 향했다. “1158 족욕카페”는 애월에 위치한 2층 카페로 시원한 바다를 바라보며 족욕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건물아래 주차가 여유롭지 않기에 고내해변 쪽에 있는 무료 공영주차장에 주차하면 된다.


060.jpg 1158 족욕카페(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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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바라보며 [한라봉에이드] 한잔에 족욕을 즐기면서 여행의 피로를 풀 수 있는 이색적인 카페다. 1인 1잔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으면 되는데, 음료 값에 족욕 비용까지 포함돼 있어 가격이 좀 비싸 보이지만 바닷가 뷰에 족욕을 감안하면 감내할 수 있는 가격이다.


062.jpg 한라봉에이드
063.jpg 한라봉차

타이머로 삼십분을 재면서 족욕 타임을 갖는데 족욕 입욕제 향도 좋고 부들부들한 거품 때문에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다. 아무생각 없이 바다를 바라보며 힐링하는 동안 족욕하는 모습을 카페사장이 직접 인증 샷을 해주는데 꽤나 전문적인 느낌으로 멋진 포즈도 잡아준다.


065.jpg 카페사장 인증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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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선 음료 [한라봉차]와 함께 無想의 시간을 보내는데 넓은 창밖으로 보이는 오션 뷰가 인상적이다. 족욕이 끝나면 발을 한번 헹군 뒤 물기를 닦고 [페퍼민트 오일] 스프레이를 뿌려줘 시원하고 개운한 느낌으로 마무리한다. 동북쪽 애월 고내해변 근처를 방문한다면 들러보길 추천한다.

☞ 제주시 애월읍 애월해안로 230 2층 ☏ 0507-1439-1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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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제주 맛집여행 중 가볼만한 곳에서 빠질 수 없는 “동문재래시장”에 들러 이것저것 둘러보며 제주전통인 [오메기떡]과 [감귤모찌] 등 향토디저트를 맛본 뒤 다시 서귀포 금호리조트에서 1분 거리에 있는 맛집 “큰엉식당”을 찾아 마지막 날 저녁을 즐겼다. ☛ 서귀포에는 [큰엉식당]이 또 하나 있는데 같은 집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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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8.jpg 감귤모찌

이곳 [갈치조림]은 빨간 고추에 송이버섯과 고사리, 양파를 듬뿍 넣고 보글보글 끓이는데 식전부터 절로 군침이 돈다. 양파 때문인지 갈치비린내 대신 달착지근한 맛이다. 식사 전 먼저 [흑돼지 오겹살]로 살짝 배를 불린 뒤 갈치조림을 맛보며 자작한 국물에 밥을 비벼먹으면 이곳이 제주 맛집임을 깨닫게 된다.

☞ 서귀포시 남원읍 태위로 526 ☏ 064) 764-7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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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흗날, 맛집기행을 마치고 정오쯤 제주항공에 올랐다. 예년 같으면 단풍여행에 나섰을 터인데 이번에는 제주 향토음식과 전통시장을 돌아보며 사이사이에 제주바다와 이색체험을 살짝 넣은 거북이투어를 했다. 3박4일 과다경비가 일상의 알뜰소비를 비웃는 듯 했지만, 반면에 작지 않은 행복힐링 여행이 되었다.


Extra Shoo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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