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연 작가의 '망원동 브라더스' 도서리뷰
망원동의 작은 옥탑방, 그리고 그곳을 둘러싼 특별한 인연들. 혼자 살던 만화가 오영준의 공간에 하나둘씩 모여든 동거인들이 만들어가는 따뜻하고 유쾌한 이야기, 『망원동 브라더스』.
예상치 못한 만남이 때론 번거롭고, 때론 웃음이 터지지만, 함께 살아가면서 점점 가족 같은 유대가 형성된다. 각자의 사연을 품고 한 지붕 아래 모인 네 남자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자.
김호연 작가는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을 섬세하게 포착해 공감과 따뜻한 감동을 전하는 이야기꾼이다. 대표작 『불편한 편의점』을 통해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망원동 브라더스』에서도 그의 유머러스한 필치와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들이 돋보인다. 그의 작품은 가볍게 읽히면서도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는 점에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오영준 – 30대 만화가. 공모전에서 수상하며 데뷔했지만 현재는 백수 상태다. 망원동 옥탑방에서 혼자 살던 중 김 부장이 눌러앉으면서 기묘한 동거 생활이 시작된다.
김 부장 – 40대 기러기 아빠. 가족은 캐나다에 두고 홀로 한국으로 돌아왔다. 과거에는 만화가를 꿈꿨던 인물로, 옥탑방에 자연스럽게 들어와 살기 시작한다.
싸부 – 50대 황혼이혼남. 과거 오영준의 대학 시절, 그와 사제 관계였던 적이 있다. 인생의 굴곡을 겪으며 옥탑방에 합류하게 된다.
삼척동자(유재완) – 20대 백수 고시생. 오영준의 옥탑방에 마지막으로 합류한 동거인으로, 고시 공부를 한다지만 그다지 성과는 없다.
망원동 옥탑방, 그곳은 원래 오영준이 혼자 생활하던 공간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김 부장이 자연스럽게 눌러앉고, 그 뒤를 이어 싸부, 삼척동자까지 합류하면서 뜻밖의 동거 생활이 시작된다. 네 남자는 나이도 다르고, 살아온 환경도 제각각이지만, 예상치 못한 공동생활을 통해 점차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간다.
처음에는 단순히 ‘잠깐 머물겠다’는 핑계로 시작된 동거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에게 ‘집’이라는 개념이 새롭게 다가온다. 싸우고, 웃고, 때로는 서운해하며 진짜 가족 같은 관계로 변해가는 과정은 현실적이면서도 묘한 따뜻함을 준다. 각자의 사연이 녹아든 대화와 갈등 속에서 독자들은 삶의 희로애락을 함께 경험하게 된다.
오영준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애쓰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김 부장은 가족을 위해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외로움 속에서 방황한다. 싸부는 젊은 시절의 열정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고, 삼척동자는 실패를 반복하며 인생의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이들은 각자의 상처를 안고 있지만, 서로의 존재 덕분에 점점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게 된다.
김호연 작가는 『망원동 브라더스』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외로운 개인들이 함께 살아가며 만들어가는 유대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혈연이나 계약 관계가 아니더라도 사람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며 가족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며,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또한, 현실적인 고민을 다루면서도 유머러스한 문체를 유지해 무겁지 않게 읽을 수 있다는 점도 이 소설의 장점이다.
이 작품이 주는 가장 큰 감동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게 만든다는 점이다. 독자들은 네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 따뜻한 존재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망원동 브라더스』는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읽고 나면 어느새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는 책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고 싶다면, 망원동 옥탑방에서 벌어지는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웃고 떠들며 살아가는 것이 때론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