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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홀로 있음, 줄여서 '홀로움'

나 자신을 배우고, 나를 통해 세상을 배우는 공부

by 타인head

최근에 읽었던 '최재천의 공부' 라는 책에서 이 구절이 나왔다. 황동규 시인이 표현했다는 '자발적 홀로 있음(줄여서, 홀로움)' 이라는 표현에 공감이 많이 갔다.

내가 일하는 학교에는 천 명이 넘는 학생들과 교사들이 있다.
온라인으로 만나는 학생들까지 합치면, 하루에도 직간접적으로 백 명이 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어쩌다 강연 초청을 받아 가는 날이면, 수백 명, 때로는 천 명이 넘는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고 교류한다.


나는 사람 만나는 시간을 좋아한다. 의미있는 대화도 좋아하고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나도 에너지를 얻는다. 그래서 아마 이런 말을 하면 조금 의아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혼자 있는 시간도, 누군가를 만나는 시간만큼이나 좋아한다.

황동규 시인은 ‘혼자 있음’을 두려움이 아니라 배움의 형태로 이야기한다.


-나 자신을 배우고, 나를 통해 세상을 배우는 공부-

나도 요즘 그런 공부를 조금씩 배우고 있는 것 같다. 혼자있는 시간은 나에게, 사람들 사이에서 무언가를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말보다 생각이 깊어지는 순간, 침묵 속에서도 마음이 천천히 자라나는 그런 시간들이다. 그 고요 속에서 오히려 세상과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 든다. 아무 말 없이도 내 안에 내가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순간들이 있다.

결국 ‘혼자 있는 법을 배우는 일’은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일과 다르지 않다. 세상 속에서 나를 잃지 않기 위해, 때로는 세상으로부터 한 발짝 물러나야 한다는 것을 살면서 더 느낀다.

예전에, 배우 김혜수씨가 토크쇼에서 했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혼자 밥 먹는 것이 제일 두렵고 어려웠다”고 고백하면서,
“혼자서 무언가를 하는 일이 인생을 나답게 사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걸 뒤늦게 알았다”고 말했다.

누구나 처음에는 혼자 있는 게 낯설고 불편하지만, 결국 혼자 있을 줄 아는 사람이 자신을 지키며 세상과 진짜로 연결되는 법을 배운다. 세상 속에서 나를 잃지 않기 위해,
때로는 세상으로부터 한 발짝 물러나야 한다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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