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이미
그대를 안았을 때
알아버렸어
내가 안은 팔 안에서
파삭 부서져 날리던 너
헤어지기 전 그대와
마주 잡은 손에서
알았어 그 손안에
나를 향한 온기 거둠을
그대를 바라볼 때
그대 눈은 내 어깨너머
어딘가 먼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지
그냥 알았어
우리가 더 이상
같은 곳을 바라보는
의자에 앉게 되지 않으리라는 걸
바람 서늘한 날들
다가오는데
홀로 서서 작은 바람에도
사시나무처럼 떠는 어린 나무라는 걸
기억을 기록하기 좋아하는 이. 글쓰기를 위해 농부 안식년 작정하고 제주 일 년 살이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