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타트업에 대한 글을 쓴다.
화려한 매출 성장과 지표보다, 그들의 단순하고 초라했던 시작점이 더 궁금하다.
넷플릭스가 DVD를 빌려주는 회사였다는 건 다들 아는데, 에어비앤비가 에어매트리스를 놓고 개인 방을 빌려주는 회사였단 건 잘 모른다. 스타트업의 시작은 대부분 이렇게 소소하다.
처음엔 관찰자였다.
매일 아침 트위터로 스타트업 소식을 훑어보고, 브런치에서 성공스토리를 찾아 읽었다. 자꾸 궁금해졌다. 저 숫자들 뒤에 숨은 진짜 이야기가. 화려한 성장 그래프 뒤에 가려진 실패의 순간들이. 그들은 어떻게 시작했고, 무엇이 달랐는지.
나도 창업을 했었다.
친구와 함께 만든 작은 앱이 있었다. 시장 테스트를 해보려 만든 서비스가 유저가 늘어가고 운영 공수가 들어갈 수록 회사의 랭기지들이 필요해졌다. 서버비용 맞추려고 밤새 코드를 갈아엎고, 지하철에서 투자자 미팅 PPT를 수정하던 날들이 이어졌다.
그때 처음 알았다. 시작의 설렘과 성장의 무게를.
(엑싯을 생각하며, 용산구에 아파트들 가격도 찾아보곤 했었다..)
요즘 쓰는 스타트업 이야기는 조금 다른 시선을 담고 있다.
샤오미가 전기차를 만든다고 한다.
화려한 스펙과 가격 경쟁력보다, 그들이 첫 프로토타입을 만들며 느꼈을 설렘이 더 궁금하다. 에어비앤비도 마찬가지다. 호스트들의 수익률보다, 그들이 첫 서비스를 세상에 내놓던 순간의 떨림이 더 궁금하다.
함께 겪어왔으니까 안다.
첫 유저가 들어왔을 때의 설렘도, 서버가 터졌을 때의 다급함도.
투자 미팅에서 퇴짜 맞고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의 침묵도. 스타트업의 숫자는 차갑지만, 그 뒤의 이야기는 따뜻하다. 나는 그 온기를 전하고, 느끼고 싶다.
그래서 계속 쓸 예정이다.
나를 포함하여 작은 꿈을 품은 이들을 위해, 지금도 어딘가에서 코드를 쓰고 있을 창업가들을 위해. 우리가 만든 작은 혁신이 누군가의 일상이 되고, 우리의 도전이 다른 이의 영감이 되길 바라면서.
그리고... 미래의 내가 이 순간을 기억하게 하려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