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웃으며 지내렴
이로야, 하늘나라 잘 도착했니? 얼마나 걸렸어? 가는 길은 어땠어? 어여쁜 꽃들과 달콤한 바람이 동행하여 외롭지 않게 갔니? 천국의 의사들은 이승에서의 상처 잘 닦아주고 따뜻하게 봉합해 주었니? 엄마도 못 하고, 누나들도 못 해준 치유의 포옹, 거기서는 많이 받았겠지? 천국에는 착한 천사들이 살고 있으니 충분히 위로받았으리라 생각해. 식사는 어때? 네가 좋아하는 음식 많이 먹고 있니? 잠은 잘 자니? 물론 숙면을 취하고 있겠지? 그곳은 천국이니까...
너는 마음이 여려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살았지만 누구에게 나쁜 짓 하지는 않았으니 필연코 지금 하늘에서 빙긋이 미소 지으며 쉬고 있을 거야. 지상에서는 상상도 못 할 '신들의 정원'을 산책하고, 향긋한 음악이 꿀처럼 흐르는 호숫가를 거닐며 신선 같은 사람들과 담소하고 있겠지? 타인을 배려하고 도와주고 칭찬하고... 그런 세상이겠지? 인생을 아비규환으로 만드는 질병도, 전쟁도 없는 곳이겠지? 그렇게 믿을게. 믿어도 되는 거지? 거기서는 친구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엄마는 너를 그렇게 보내고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냐?"라고 하시며 여러 날 우시더니 결국 2차 뇌졸중으로 왼쪽 편마비가 와서 와상 생활을 하시게 됐고 누나는 열심히 엄마를 간병하고 있단다. 육체적으로는 힘들지만 엄마를 보면서 정신적으로는 힐링받을 때가 많으니 누나 걱정은 안 해도 돼. 누나도 너를 보내고 마음의 우기를 맞이했어. 당분간은 이 상태가 지속될 것 같아. 마음에 눈물이 흘러도 여기에서는 해야 할 일을 미룰 수 없기에 슬퍼도 참으며 그럭저럭 생활을 유지하고 있단다. 그래도 혼자 있을 때 네가 생각나서 아직은 울 때가 많아.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이 바로 이런 것일 거야. 하지만 네가 이해해 준다면 우리는 그냥 또 그렇게 살아갈게..
세월이 빨라서 네가 소천한 지도 벌써 1년이 되었네. 1주기를 맞이하여 누나가 네 초상화를 그렸단다. 봉안실 네 유골 단지 옆에 세워 놓았어. 마음에 들지 모르겠으나 기쁘게 생각해 줘. 너 자랄 때, 어릴 때 생각하며 정성껏 작업한 그림이니까. 그림처럼 항상 웃으면서 지내야 해.
하늘에서 애타게 가족을 그리워하고 있을 내 동생 '이로'를 추모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