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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mple Rain Oct 23. 2024

50대의 여정

부모님과 자녀들 사이에서 이어지는 50대의 삶의 이야기

인생의 여러 순간들을 지나며, 어느새 50대라는 시기도 흘러가고 있습니다. 지나온 세월 속에서 많은 것들이 변하고, 기대했던 안정감은 생각보다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노부모님은 지금도 약간의 내 손길이 필요한 존재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도움과 관심이 필요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아직 독립하지 않고 우리 곁에 머무르는 자녀들도 고민해야 할 부분입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는 대부분 경제적 여유 없이 노후를 맞게 된 환경 속에서 살아오셨습니다. 그로 인해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지는 않지만, 늘 그들의 건강과 생활을 신경 써야 하는 책임감이 따릅니다. 가끔은 부모님을 위해 충분히 해드리지 못하는 것이 죄송스러울 때도 있지만, 나 역시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렇게 부모님을 위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면서, 내 삶도 챙겨야 합니다. 우리 부부 둘이서야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겠지만, 부모님의 노후와 자녀들의 미래까지 모두 책임지기엔 버거운 것이 현실입니다. 이 모든 것이 마치 너무 많은 바람을 맞으며 뿌리내리려 애쓰는 나무 같은 기분입니다.



성인이 되었지만 독립하지 않고 함께 지내는 자녀들 또한 고민의 한 부분입니다. 물론 자녀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즐겁고 소중한 순간입니다. 그러나 그와는 별개로, 성인 자녀들과 함께 지내는 것은  때로 어려운 일입니다.  많은 청년들이 아직 사회에 안착하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 다행히 큰애는 취업하여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새내기이고, 막내가 아직 대학생인데,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지원해줘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 역시 우리 부부에게는 적지 않은 경제적 부담입니다. 자녀들이 독립할 때까지 기다리며, 서로를 의지하고 기대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 이 시대의 현실인 듯합니다.


현실은 가볍지 않지만, 우리는 늘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도 작은 기쁨과 의미를 찾아내는 법을 배웁니다. 자녀들의 성장, 부모님의 미소, 그리고 그런 일들이 쌓여가는 하루하루가 그 의미들입니다. 


50이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나는 부모님과 자녀들, 그리고 우리 부부와 나 자신을 돌보는 복잡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시기는 삶이 안정되기보다는 더 많은 것들을 안고 가야 할 시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나는 나만의 꽃을 피워가고 있습니다. 바람이 불고, 때론 비가 내려도 그 속에서 살아가며 더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이 시간 속에서 내가 겪는 일들은 나만의 이야기로 쌓여가고, 그 이야기는 또 다른 이들에게 위안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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