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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했지만, 죄송하지 않았다.

군중심리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방법

by 이원희 Dec 0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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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이미지 문자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통상 화이트컬러의 출퇴근시간은 9 to 6 아니던가. 그 누구도 삼성전자  일요일 문 닫는다고 혹은 빨간 날 쉰다고 뭐라 하지 않는다,


1년 365일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일을 해야 하는 줄눈쟁이도 엄연히 업무 시작시간이 있다. 지만 쉬고 싶은 명절 당일이나 크리스마스. 혹은 새벽이나 개인적으로 병원을 가는 것으로 통화가 렵다 양해를 구하면 '잠깐이면 돼요.''한 가지만 물어볼게요.' '통화가 안되면 전화를 받지 말죠~'라고 하며 할 말을 계속하 본인의 궁금증을 해소하려는 경우가 .  3D 현장일의 서글픈 현실이다.


그래적정 수준의 나만의 규칙이 어느 정도 잡 일을 한다. 나도 개인생활이 있으니까.


너무 이른 새벽에 오는 연락은 출근길에 문자를 확인하고 답변을 하곤 한다. 새벽부터 '띠링, 띠링.'  문자가 들어 알람이 울린다. 잠결에 덮어두려다가 뭔가 싸~한기분이 들었다. 사람이 '촉'이라는 것이 있지 않은가? 역시나...  고객 문자였다. '어제 특이사항이 있었나?'생각하며 확인했다.


어제 시공한 사진이 부분별 색상이 다르다며 사진 보내 있었다. '시공을 확인하 세면대테두리와  싱크볼테두리의 시공색이 다른 실리콘 구간과 같은 이트가 아니라 그레이빛이 나는 버색상이다. 같은 색으로 통일감을 원했는데 시공이 잘못되었다.'는 내용의 문자였다.


흰색의 줄눈특성상 배경색 때문에 비침정도나 빛의 각도의 따라 살짝 어두워 보이거나 실버처럼 보이는 곳이 을 수 있다. 흰색옷을 입고 안에 진한 색 속옷을 입으면 살짝 비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래도 화이트는 화이트다.


고객은 동트기 전부터 참았던 문자탄을 던지고 있는 것 같았다.


줄눈시공하며 부분별 다른 색을 시공하는 것이 비효율적이기도 하거니와 시공자 입장에서도 재의 이 많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데 재를 두 번씩 재조,  다른 것으로  시공할 이유가 없다. 실버 색상은 고객집에 사용도 하지 않은 색이었다. 그리고 세면대와 싱크볼은 심지어 서비스 구간이었다. 별도의 색상을 선택할 수 있는 구간도 아니었기에 통상 색상이나 변수가 생길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안내를 하지 않는다.


이른 새벽이었지만,  강성적인 클레임 같아 답변을 드렸다. 돌아오는 답변은 날 믿지 못하는 불신에 가득 찬 문자 날아오기 시작했다.

'이미 다른 전문가를 불러 다른 색임을 확인했고, 혹시나 내가 눈이 이상한 사람인가 싶어 입주민 단톡방과 카페에 물어봤는데 결과 모두 화이트가 아니라 실버라고 어요. 입대위 및 박람회주관 기획사에 시공불량으로 항의했으니 당장 와서 뜯으세요.' 본인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본 모두가 실버라고 했다는 것이다.


...  한숨만 나왔다. 이미 나는 하루아침에 불량하게 시공한 사람이 되어있었다.

시공자인 나와 한번이라도 사실여부를 확인했다면,  진짜 내가 실수한 것인지 확인을 하고 나서 항의를 했다면 나도 화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나하고는 확인조차 하지 않고, 잔뜩 화만 내는 고객을 보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나도 순간 화가 나서 오기를 부렸다.

"저의 줄눈경력을 걸고, 다른 색 시공했다면 이 모든 책임 안고 퇴사하겠습니다. 줄눈 다시는 안 해도 됩니다."  악에 받쳤다고 해도 할 말은 없다. 나는 정말 억울했고, 잘못한 것이 없었다.


내가 고자세로 딱딱하게 설명하며 질문에 따박따박 대답했. 고객은 '화이트를 시공했을 때 실버가 된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잖아요. 왜 안내를 하지 않았죠? 다른 사람들은 다 실버라고 하는데 시공한 사람만 화이트라고 하네요. 이상하지 않아요?'라며 따져 물었다. "화이트는 실버가 될 수 없어요. 화이트가 실버가 될 수 없는데 어떻게 화이트가 실버가 된다고 안내를 할 수 있었을까요? 제가 시공한 색이니 제가 제일 잘 알지 않을까요?'라고 응대하면서도 이게 무슨 말장난인가 싶었다.


나는 자재의 비침정도나 빛반사. 조명. 보는 이의 각도등에 대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변수에 대한 인폼을 하지 않았다. 특히 그 두 공간은 서비스였기에 특별한 안내가 필요하다고 생각지 않았다. 익숙하고 당연한 것이었기 때문에 내가 간과한 탓이었을까? 이미 생각에 늪에 빠져봐야 늦었다.


고객은 '이미 다른 전문가 보고 실버라고 했어요.  와서 뜯으시고,  실버색상인 경우 100프로 책임을 물을 거예요.'라며 내가 다른 색상을 시공했다 확신하고 있었다. 내가 부수적인 설명을 해도 듣지 않았다. 이미 기획사에서는 불량시공에 대한 정확소명을 요구했다.


고객은  '줄눈 때문에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고 스트레스가 심합니다. 최대한 빨리 와서 뜯으세요. 전문가도 함께 있어야 하니 오늘 날짜. 시간을 알려주세요.' 나는 이미 약속된 시공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틀뒤 유니폼을 입고 방문했다. 이미 전문가를 대동하고 있겠다고 했으니, 나는 그 고객에게는 이미 믿을 수 있는 전문가가 아니었고, 불량 시공자일 뿐이었다.


고객은 시간 맞춰 내가 오고 있는지를 확인하며 '시공했던 줄눈자재, 실버색상 자재, 샘플판등 모두 챙겨서 오세요.' 덧붙였다. '오케이!  화이트임을 모두가 보는 곳에서 증명하겠어!'라고 생각하며 고객집에 들어가면서 웃으면서 아주 반갑게 인사를 했다. 난 잘못한 것이 없었기에 당당했다.


전문가라고 하는 지인과도 반갑게 인사를 했지만 나의 인사는 대답도 없이 씹혔다. 팔짱을 끼고 수십 개의 질문을 쏟아내었다. 실버가 나오는 즉시 사진이라도 찍어 증거자료와 함께 나를 씹어먹을 기세였지만, 난 눈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이것 보세요. 실버 맞죠? 어떻게  화이트죠? 본인 눈에는 진짜 화이트로 보이나요? 뜯기 전에 원래 시공했다고 하는 색상의 샘플판과 안료를 내놓고 뜯으세요. 뜯은 거랑 비교해야죠.  실버샘플판도 미리 주시고요. 전체 안료통을 열어서 확인해도 되죠?' 준비한 질문지가 있는 것처럼 속사포로 나에게 쏘아붙였다.


당연히 나는 맘설임 없이, 한 치의 오차 없이 대답할 수 있었. 실버색상으로 시공한 것이 아니니까 당당하게 두가 보고 있는데서 뜯었다. 시공한 것을 보니 깔끔하게 잘되어있었다. 그것을 뜯자니 중간에 울분이 나서 손이 부들부들 떨리긴 했다. 내가 시공한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 없었기에 당당했다.


세면대에 회색처럼 보인다고 하는 줄눈을 뜯어 화이트 샘플판 위에 올려놓으며 이야기했다.

"각도에 따라 회색으로 보일 수 있겠네요. 하지만 100%로 화이트로 시공한 것이 맞습니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화이트로 보이는데 확인되시죠?. 화이트가 각도에 따라 그림자도 지고 해서 실버로 보이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익숙한 저이다 보니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고 안내안 한 부분 인정합니다. 안내하지 못한 부분은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당연한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오늘 다시 깨달았습니다.'

나는 눈하나 깜빡이지 않고, 기죽지도 않았고, 내 시공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다. 그래서 죄송했지만, 또 죄송하지 않았다.


그렇게 뜯은 화이트색 줄눈을 보고 모두 연실색했다. 고객의 남편은 간판 쪽 사업을 하시는 분이라고 했다. '실리콘작업자들 많이 봤는데 시공은 정말 잘되었어요. 실력을 문제 삼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고 그냥 보이는 것이 실버였고, 실버라 확신했어요. 죄송니다.' 며 사과했다. 어느 순간 전문가라고 던 지인도 쓰윽하고 집으로 돌아다. 약 내가 언가 실수를 했다면 인정하고 사과하고, 수정하고 보완했을 것이다.  사람 하는 일이 완벽할 수 없으니 말이다.


객은 해결책을 찾고 싶었던 걸까? 이미 카페와 단톡에 회사이름과 내가 오픈되어 불량시공자로 주홍글씨가 새겨진 후였다. 고객은 카페나 톡방 모두 오해한 사실에 대해 해명을 하겠다고 했으나 했는지는 모르겠다. 이미 예약취소는 계속 나고 있었고, 나는 결국 그 줄눈을 뜯기 위해 시공일을 잡아야 했다.


단톡이나 게시판에 해명을 했다 하더라도 이미 신뢰는 깨진 상태로 불량시공으로 인한 인식이 되었기에 그 아파트에서 손해는 100프로였다.

이미 엎어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었다.


당연한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것, 내가 잘못하지 않아도 잘못한 상황이 올 수 있었다는 것을 또 느고 배웠다.



 군중심리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파워블로거들이나 맘카페에서 맘들이 온라인 갑질로 죄도 없는 피해자들이 속출하면서 사회적인 문제 대두된 적이 있다.

파워블로거들이 음식을 먹고 파워블로거라며 막무가내로 돈을 내지 않거나 악의적으로 후기를 올리거나, 본인들 맘대로 해주지 않자 맘카페 일부러 평점을 낮게 올리는 등 갑질로 잘못 없는 음식점들이 폐업을 하는 경우들이 있었다.

우리는 이것을 보고 분개하지 않았던가. 내로남불이라고 했던가. 고객의 입장이 되면 본인이 피해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갑질을 하고 싶어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다 나약하지만 이기적인 존재라서 그런가 싶다.


우리 역시 카페나 단톡을 이용해 군중심리를 마케팅에 적용하는 것처럼, 역으로 고객이 이용하는 카페나 단톡 앞에서 이야기하는 악의적인 행위에 대해서 약자가 될 수밖에 없다. 그들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 정보이지만 기정사실인 것처럼 시시비비 묻고 따지지도 않으며, 르르 댓글을 달고 동조하며 모든 것이 업체의 잘못인 양 몰고 간다.


다수를 한 번에 모두 설득하는 건 어렵다. 하지만 다른 이들의 의견을 구하는 것처럼 포장하여 본인이 피해자인 양 글을 올려 군중심리를 일으킨다. 톡에서 3명 이상의 동의가 이루어지면 마녀사냥은 시작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이 세상에 갑과 을의 관존재한다.

 그것으로부터 나를 지켜야 하고, 지켜야 했다. 그래서 나는 어떤 현장이던 절대 꼼수를 부리지 않는다. 사소한 것도 귀찮아하지 않고 이론적인 것이든 실전의 노련함이던 모든 것을 현장에서 총 동원한다. 줄눈쟁이는 욕실의 곰팡이가 안 생기며, 청소를 쉽게 해 주는 시공을 해주는 일을 한다. 그래서 시공범위 안에서는 수분이 들어갈 수 있는 그 어떠한 미세한 구멍 허락하지 않는다. 그것을 최선을 다한다는 말로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must 잘해야 한다. 

것이 내가 군중심리를 이용한 갑질로부터 당당할 수 있는 이유다.


잘하는 것이 날 지켜내는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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