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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방울 꽃 Oct 09. 2024

5. 꼭 그렇게 다 가져가야만 했니?

완벽하려고 애쓰는 당신에게

Happy Ending

행복한 결말로 끝나는 영화 스토리는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최근에는 인사이드 아웃 2를 봤다. 가장 인상 깊었던 캐릭터는 새롭게 등장한 불안이다.

불안이는 라일리 마음속에 불안함을 만들어 모든 일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한다.

가장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거나 질투심을 불러일으켜 강한 동기를 끌어온다.

처음에는 많은 성과를 내는 듯 보이지만 결국 불안이 꽉 차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오자 다른 감정들의 도움으로 마음의 평화를 되찾는다.


불안이라는 것은 멈추지 않는 쳇바퀴와 같다.

계속해서 해야 할 일이 쌓이고 해결하지만 내가 해냈다는 마음이 들기도 전에 또 다른 일에 묻히고 만다.

새로운 고민들이 늘 마음속에 있어서 마음 편한 날이 없다.

쳇바퀴가 멈추지 않는 한 내 마음에는 바람 잘날 이 없다.


임파서블 한 미션을 수행하는 영화 속 주인공 톰크루즈가 생각이 난다.

매일 같이 톰 크루즈와 같은 긴장감 속에서 살아갈 자신이 있는가?


장자는 소요유(逍遙遊)에서 이렇게 말한다.

"마치 바람이 부 대로 구름이 떠다니듯 자유롭게 살라"

무엇인가에 집착하면 마음이 평온할 수가 없다. 특히 외부에서부터 생기는 일을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불안이라는 씨앗이 싹을 틔운다.

남이 나의 손에 쥐어준 모든 것을 다 가지고 가려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동료교사, 보호자, 학생들이 생각하는 나의 모습 등 외부로부터 보이는 모습에 휘둘리다 보면 어느샌가

텅 비어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평판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은 어렵다. 학교를 옮기게 되면 그 선생님이 도착하기도 전에 먼저 도착해 있는 것이 평판이기도 하다. 하지만 좋은 평판을 위해 모든 일을 다 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100% 잘하는 사람은 없다.

그것을 기대하는 사람은 신을 동료로, 친구로, 후배로 맞이하길 바라는 것과 같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선배님께서 매일 업무로 실수하며 힘들어하는 나에게 이런 말을 해주신 적이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선생님이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 아무도 모를 거야. 혼자서도 척척 야무지게 잘한다고 생각할걸? 오히려 사람들은 너무 완벽해 보이는 사람은 경계하고 시샘하며 멀리하는 모습이 있더라고, 선생님이 실수하더라도 사람들은 오히려 인간미가 있다고 생각할 거야. 너무 완벽해지려고 하지 않아도 돼"


사람들은 인간미가 있는 사람에게 끌린다.

모든 것을 잘하는 사람은 없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체면을 지키느라 끙끙대며 애쓰고 있거나, 나의 삶을 그곳에 올인하고 있거나, 혼자서도 다 할 수 있다는 현명하지 못한 생각을 한 사람일 것이다.


바로 내가 그랬다.

돌이켜 보면 내 모든 면을 보여주었던 사람들과는 편안하고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행복한 추억들을 선물로 받았고, 내면적으로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학교에 와서 새로 만난 선생님들과 깊은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았다. 저마다 모두 바빠 보였기 때문에 마음의 문을 열어 괜한 상처를 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혼자만의 성벽을 치고 마음의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있었다.


정을 나누는 일이 없으니 나에 대한 평판은 모두 업무로부터 흘러가게 되었다.

좋은 평판을 위해 모든 일을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고독 속에서 외로움만 더 짙어질 뿐이었다.


혼자서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자 오만이다.

또 그런 모습을 보여주려고 애쓰는 것 자체가 욕심이다.

 

모르는 것이 있는 것은 당연하고 실패하는 것 역시 순행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를 숨기려고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을 역행하는 것과 같다.


만약 누군가가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나의 무지함을 비난한다면,

우물 안의 개구리로 바로 앞 자신의 무지를 모르는 그 사람을 안타깝게 여겨야 한다.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조화롭게 사는 것의 중요함을 알고 나를 역행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를 역행하는 행동은 크게 두 가지 마음에서부터 나온다.

스스로 잘났다고 생각하고 뽐내고 싶은 마음을 허세라고 한다. 이러한 사람은 자신은 모를 있지만 거만함이 온몸에 다 드러난다.

또, 내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는 마음을 가식이라고 한다. 이 사람도 어딘가 부자연스럽고 다가가기 어려운 인상을 준다.

허세와 가식 없이 있는 그대로의 내가 되어 그저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



아이들과도 이런 대화를 한 적이 있다.

'내가 공부를 잘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면, 수업시간에 친구들의 말을 끊을 것이 아니라.

친구가 모르는 문제가 있을 때 도와주렴, 그러면 친구들은 널 똑똑한 아이라고 생각할 거야."


사회생활도 마찬가지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고 모르는 것에 대해서 도움을 받아라.

나와 비슷한 처지에 다른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도와라.

완벽해지려 하기보다 완벽하지 않은 나를 받아들여야 한다.

내면적 성숙에 더욱 집중하면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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